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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을 도전하는 러시아 대선이 15일 시작된다. 푸틴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눈길은 득표율에 쏠리고 있다.
14일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15~17일 사흘간 러시아 본토와 임차·점령지역, 편입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 등에 걸쳐 1억1230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미국 등 해외에 거주 중인 러시안 190만명도 투표권을 갖는다.
총리 시절을 포함해 2000년부터 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은 올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5선에 도전한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앞서 러시아는 2020년 개헌으로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기 때문에 종신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틴 대통령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도 없다. 보리스 나데즈딘 등 반정부 성향 인사들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후보 등록조차 거부됐고 등록된 후보자 3인은 친푸틴 성향의 인물로 사실상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달 교도소에서 갑자기 의문사했다.
관건은 득표율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푸틴은 높은 득표율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의 토마스 그레이엄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면서 “러시아 정치체계의 주인임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겨야 한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은 80%대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경우 2018년 득표율 76.7%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 된다.
다만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와 그의 지지자들이 17일 정오 일제히 투표소에 나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자고 촉구하고 있어 이번 선거에 어떤 여파를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선거는 러시아 대선 최초로 하루가 아닌 사흘간 진행되며 온라인 투표도 도입됐다. 공정한 선거 감시가 어려워지고 조작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5기 체제에서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은 서방을 향해 “러시아의 주권과 독립이 훼손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러시아는 항상 핵전쟁에 준비돼 있다”고 핵 경고를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