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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물가가 목표 수준(2%)으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14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만큼 둔화세가 안정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물가안정기에 진입하기 직전인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에서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한은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돼 금년 말에는 2%대 초반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지만 물가안정기 진입의 마지막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중동 불안 등 추가적인 공급 충격이나 공공요금 인상, 유류세 인하 등 가격 정책 종료 등이 대표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물가 기대 심리도 여전히 안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반인의 물가 수준에 대한 인식(과거 1년의 인플레 인식)은 지난달 3.8%로 여전히 높고,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로 안정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41.3%에 불과해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연간 내내 이 비중이 50%대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신중하지 못한 피벗(정책기조 전환)은 금융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섣부른 긴축 기조 선회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며 “또한 금융시장에 부채 증가 및 위험쏠림의 시그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한 기간동안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