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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만류에도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 작전이 임박했단 신호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 중부로 이동시킨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라파 지상작전이 임박했음을 잇따라 시사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140만명, 혹은 적어도 그 정도 규모의 인원을 우리가 국제사회와 같이 조성할 인도주의 보호구역(humanitarian islands)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가자지구 중부에 마련될 이 보호구역에서 민간인들에게 임시 주택과 식량, 물, 그 밖의 필수품을 제공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란민을 지정된 구역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라파 침공 준비 과정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그러나 라파 피란민들의 대피가 언제 시작되고 가자 중부의 피난처가 어디인지, 라파 지상공격은 언제 개시하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이날 가자지구를 방문해 “우리 군은 구석구석까지 진격했다. 결국엔 테러범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며 “전쟁이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곧 우리가 모두(모든 하마스 세력)를 추적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들은 피란민 대피 등 이유로 늦춰져 온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합의 없이 지난 11일부터 이슬람 성월 라마단을 맞은 가운데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라파 지상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보복전에 나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대부분을 장악했으나 하마스 지도부가 은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라파를 장악해야만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피란민 140만명이 몰려 있는 라파에서 지상전이 벌어지면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게 된다며 이를 만류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이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진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라마단을 맞아 한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라파에 가더라도 전쟁에서는 진 것”이라며 “모든 학살에도 가자 주민들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여전히 저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쟁) 6개월째에 접어들었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는 불리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거부할 것은) 거부하고 조건을 내걸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패퇴시킨다면 누구와 협상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도 “미국 정부가 할 일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다. 바이든은 펜만 한번 놀려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