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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아서 래퍼 전 시카고대 교수 등 3명이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 재임 시절 임명했던 제롬 파월 현 의장은 재집권시 연임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WSJ는 래퍼 전 교수와 트럼프 캠프 경제 참모인 스티브 무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지난 1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마러라고에서 회의를 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래퍼 전 교수는 본인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케빈 하셋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총 3명을 추천했다.
래퍼는 세율을 낮췄을 때세수가 높아지는 구간이 있다는 이른바 ‘래퍼 곡선’ 이론으로 유명하다. 이 이론은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대규모 감세로 대표할 수 있는 ‘레이거노믹스’의 이론적 토대가 됐다. 레이건 행정부는 당시 소득세 최고세율을 70%에서 28%까지 낮추기도 했다. 다만 이 기간 국가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면서 재정적자도 심화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9년 감세 정책에 기여한 공로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 메달을 받기도 했다.
워시 전 이사는 36세에 최연소 연준 이사 자리에 올랐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경제 특별보좌관을 역임한 바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셋 전 위원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트럼프 행정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언급된 의장 후보 3명 중 누구에게도 지지 의사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앞으로 몇 달간 간 폭넓은 후보군을 두고 인사를 고려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는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선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파월 현직 의장은 2026년까지 임기를 수행하며, 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해도 2028년까지는 연준 이사직을 유지하게 된다. 다만 의장 연임은 어려워 보인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연준 의장이 됐지만, 이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트럼프는 파월 의장을 미국의 ‘적(enemy)’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무어 연구원은 WSJ에“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긴다면 연준 의장 인선이 연방대법관 지명 외에 인사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라며 “파월 임명이 실수였음은 트럼프도 나도 확실히 동의한다. 다시 실수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