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래의 폼으로 돌아갔다.”
KIA 타이거즈 오른손 거포 황대인(28)은 10일 시범경기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2회 선제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올해 처음으로 선발 1루수로 나선 경기라서 의미는 남달랐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이미 이우성을 사실상 주전 1루수로 낙점한 상태다. 황대인은 이후 타격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17일 광주 KT 위즈전서는 경기 도중에 투입돼 홈런을 터트렸다. 6회초에 수비부터 소화했고, 11-4로 크게 앞선 6회말 무사 1,3루 찬스서 김민수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월 스리런포를 뽑아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함께 팀 내 시범경기 최다홈런 공동 1위.
황대인은 올해 절치부심했다. 2023시즌 최악의 부진에 이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를 전혀 소화하지 못하다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변우혁과 함께 사실상 이우성의 후발 주자로 1루 경쟁을 펼친다.
처음에 주전 1루수로 기회를 받을 이우성이 혹시 주춤하거나 부진하면, 황대인은 그 역할을 대체할 1순위로 꼽힌다. 리그에도 젊은 거포는 더 이상 흔하지 않다. 특히 KIA에 오른손 거포는 상당히 귀하다. 2022시즌의 14홈런 91타점을 재현할 수 있다면 대박이다.
황대인은 작년 부진을 털어내고, 2022년의 91타점 시즌을 다시 만들어가려고 예전의 타격 폼으로 돌아갔다. 크게 휘두른다. 한번 잃은 타격밸런스를 되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부단한 노력으로 좋았던 리듬을 찾았다고 얘기했다. 장타력이 최대 장점이니 무조건 살려야 한다.
올해 KIA에 쓸만한 대타 감이 많다. 작년엔 해결이 필요할 때 고종욱, 출루가 필요할 때 이창진을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황대인이 불규칙적인 타격 기회서 장타를 선보인다면 까다로운 대타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변우혁도 그렇게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단, 대타를 바라보고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는 어디에도 없다. 그만큼 대타를 잘하는 게 어렵다. 아직 시즌은 시작하지도 않았고, 황대인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열려 있다. 이우성이나 변우혁으로선 황대인의 한 방에 내심 긴장감을 갖게 될 수 있게 됐다.
황대인이 그렇게 먹고 살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매일 ‘미친 컨택’ 고종욱에게만 해결해 주길 바랄 필요는 없다. 투수 입장에선 한 방을 갖춘 황대인이 더 까다로울 수 있다. 144경기 장기레이스. 황대인에게도 기회는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