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의 말투로 불리는 ‘I am 청조체’가 밈(인터넷 유행어)이 돼 번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희화화 되는 것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전충주’라는 제목의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에는 선글라스를 쓴 김선태 주무관이 커피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김 주무관 뒤로는 두 명의 남성이 경호원처럼 서 있었다.
김 주무관은 진짜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I am 충주예요”라고 답했고, ‘OK…. 그럼 Next time에 기부할게요 고향Love기부제’라는 문구가 연이어 화면에 올라왔다.
이는 전 씨가 유명 그룹 혼외자이자 재벌 3세를 사칭하기 위해 경호원을 대동해서 찍은 사진을 패러디한 것이다. 영어와 한글을 섞은 문장 역시 전 씨의 특이한 말투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앞서 지난 30일 개그우먼 엄지윤도 패러디에 동참했다. 엄지윤은 전청조가 보냈다고 폭로된 스마트폰 SNS 메신저 문구를 인용해 ” I am 엄청조”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엄지윤은 전청조가 재벌 3세라는 배경을 위해 경호원을 대동한 구도를 똑같이 패러디했다.
희대의 사기극이 된 전청조 사건이 온라인, SNS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자 비단 엄지윤뿐만 아니라 방송사, 대기업, 인플루언서까지 패러디에 동참했다. 이들은 특히 전청조의 메시지 말투를 흉내 내며 관심과 재미를 높이는 방식으로 마케팅과 콘텐츠에 활용했다.
엄지윤 논란을 시작으로 ‘전청조 패러디’에 대한 부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패러디 또한 또 다른 가해자 옹호라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엄지윤은 현재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앞서 패러디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전청조의 사기 전과 이력, 아동학대 혐의 입건, 스토킹 신고 등을 보면 당연히 이에 따른 피해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각종 수법을 ‘패러디’로 소비하는 건 자제하자는 것이 논지다. 무엇보다 실제 일어난 사건이 마치 ‘막장극’ 같은 전개란 이유로 한 편의 드라마처럼 여겨지면 그 피해자들에게는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위근우 대중문화평론가는 김 주무관이 전청조를 패러디한 사진을 자신의 SNS 계정에 공유하며 “충주시 홍보맨도 이러고 자빠졌네”, “그냥 인터넷 남초(남자 이용자가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 감성으로 흥한 양반인데 과도하게 올려치긴 했지”라고 비판했다.
위 씨는 그룹 BTS 멤버 RM이 해당 유행어를 SNS에서 사용한 것도 언급하며 “얼씨구 RM도?”라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반해 전청조 밈을 풍자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이렇게 기억에 남는 홍보는 처음이다”, “패러디는 패러디일 뿐”, “풍자의 의미를 담은 것인데 뭐가 문제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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