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16강 환영 만찬
골고루 배분된 테이블
4년 뒤 월드컵을 기약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등 23명의 선수단과 27번째 멤버로 함께한 오현규(수원 삼성),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두 항공편으로 나눠서 도착했는데, 중동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승규(알샤바브), 정우영(알사드) 그리고 독일 클럽에서 뛰는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귀국하지 않고 소속팀에 복귀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낸 대표팀을 향해 약 1,000여 명이 넘는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대표팀은 쉴 틈 없이 다음날 윤석열 대통령이 준비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손흥민이 직접 채워 준 주장 완장을 차며 “우리 국민에게는 한국이 월드컵 우승팀”이라며 축하를 전했다.
그런데 이날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다름 아닌 윤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은 선수가 누구냐는 것이다. 이는 윤 대통령과 함께한다는 것 만으로 수많은 의미가 부여되기 때문인데, 과연 윤 대통과 같은 테이블을 앉았던 선수는 누구일지 알아보자.
대표팀 투혼에 감동
지원 인력 자리도 마련
16강 기적이라는 쾌거를 이루고 돌아온 대표팀의 환영 만찬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됐다. 손흥민과 함께 21명의 선수단, 벤투 감독, 코치진 등이 참석했는데, 이 외에도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위해 밤낮없이 헌신한 의료진과 요리사 등 지원 인력을 위한 자리도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대통령실이 발표한 보도에 따르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두 번째 16강 진출을 달성한 대표팀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한 만찬이다”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만찬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회 주요 영상 시청, 윤 대통령 환영 인사, 손흥민과 벤투 감독의 답사, 선물 증정 등의 순서로 순조롭게 흘러갔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의 투혼이 우리 국민들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 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줬다. 꺽이지 않는 마음으로 끝까지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큰 울림을 받았다”고 대표팀을 맞이해 인사를 전했다
이에 손흥민은 “이 자리를 통해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선수들은 이 기억을 잊지 않고 한국을 더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벤투 감독 역시 “대표팀에서 4년이라는 긴 여정을 보냈는데, 굉장히 행복했다. 국민의 열정적인 응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테이블에는
손흥민 조현우 오현규 등
이어 남은 행사를 위해 환영 만찬에 참석한 모두가 자리했는데, 윤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벤투 감독과 원활한 대화를 위한 통역사와 포르투갈전에서 벤투 감독 대신 지휘해 승리로 이끈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함께했다. 김건희 여사의 옆자리는 손흥민이 자리를 빛냈다.
하지만 나머지 자리는 조금은 의아할 수 있는 선수들의 얼굴이 보였는데, 여기에는 숨겨진 의도가 엿보인다. 손흥민의 바로 옆자리에 있는 조현우(울산 현대)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으나, 후보 선수진을 대표한 셈이다. 그 옆에 있던 백승호(전북 현대)는 브라질전에서 극적인 골을 터뜨렸기에 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를 대표해 자리했다.
그리고 그 옆자리는 최종 26인에 승선하지 못했음에도 예비 선수로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오현규였다. 대표팀 전체 막내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 유망주이므로, 윤 대통령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이 납득이 된다.
선수간 칭찬 릴레이
사진으로 남긴 순간들
한편 만찬 현장에서는 선수들 간 장난 섞인 대화와 윤 대통령이 이강인(마요르카)이 던진 볼을 가슴으로 받아 트래핑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사회자는 월드컵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전북 현대)에게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이 가장 잘 생겼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했는데, “흥민이 형이 제일 잘 생겼다”고 답하며 손흥민을 지목했다.
이에 손흥민은 “외모는 민재가 1등인 것 같다”고 질문에 대한 바통을 넘겼다. 그러자 김민재(나폴리)는 “저에게 잘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고 말해 모두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마친 뒤 선수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은 운 대통령의 배 위에 손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황희찬(울버햄튼) 역시 윤 대통령과 어깨동무를 하며 잊지 못할 순간을 남겼다.
이후 대표팀은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가 내년 3월 다시 소집될 전망이다. 다만 벤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와 재계약을 하지 않아 새 사령탑과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4년 뒤로 다가온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첫 3개국 공동 개최되는 만큼 어떤 변수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