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150억 시대 도달
귀하디 귀한 완성형 포수
대박 속 거품 논란
지난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40명의 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각 구단들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영입 전쟁을 펼치고 있는데, 지난해 FA시장 사상 최다 금액이었던 총액 1140억 원을 뛰어넘을 조짐이 벌써부터 보인다.
23일을 기준으로 FA시장은 최종 신청자 21명 가운데 6명이 계약을 마쳤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누적 계약 총액은 421억 3000만 원으로 지난해 달성한 최고 기록을 빠르게 추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샐러리캡 제도로 인해 각 구단이 투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과거 100억 원 이상의 이적료는 해외 경력을 쌓고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던 선수들이나 받았으나, 이제는 KBO리그 선수가 150억 원을 받는 것이 놀랍지 않게 됐다. 특히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들은 그 가치 하나로 FA 최고액을 달성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거품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해외 진출 경험 없이도
277억 돈방석 앉은 양의지
이번 FA시장의 최대어는 포수 양의지를 꼽을 수 있다. 그런 그가 손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의 친정팀 두산 베어스이다. 지난 22일 두산은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는데, 2018시즌 이후 두산에서 첫 FA 자격으로 나왔던 그는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 원을 계약한 바 있다.
이로써 그는 두번의 FA 자격을 통해 개인 FA 누적액 최고 기록을 새로 쓰게 됐다. 종전 1위는 김현수가 LG 트윈스에서 두 번의 FA 계약 총액 230억으로 1위에 올랐으나, 이번 FA시장으로 양의지가 총액 277억 원으로 김현수보다 47억 원을 앞서게 됐다.
하지만 양의지가 만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최대 6년 계약은 물론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따낸 현상에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해당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그의 나이는 만 41세인데, 선수 옵션이 발동되는 2년 동안 두산이 지급해야 할 금액은 최대 42억 원이다. 이와 같은 소식에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곤 한다.
FA포수 중 가장 어린
유강남은 롯데행
2023년 FA 자격을 얻은 또 다른 거물급 포수 유강남은 다음 시즌에 LG가 아닌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LG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12년 동안 1030경기에 출장하는 활약을 보였다. 유강남은 최근 5시즌 연속 950이닝 이상을 소화한 유일한 포수로, 만 30세 나이의 FA 자격으로 나온 포수 중 가장 어린 선수다.
이에 LG는 FA 시장 개장에 앞서 유강남과 채은성 모두를 붙잡을 계획을 세우곤 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베테랑 포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유강남의 몸값이 LG가 예상한 것보다 크게 뛴 것이 문제가 됐다. LG의 내년 샐러리캡 상한액은 114억 2638만 원이지만, FA로 나온 유강남과 채은성의 몸값은 170억 원으로 상한액을 초과한다.
그러던 중 그에게 손을 내밀 구단은 롯데다. 유강남은 4+6년 총액 80억 원에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포수 영입을 통해 팀 투수진을 한 단계 성장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유강남 역시 “새로운 시작을 롯데에서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 구단이 제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는 만큼 잘 준비해서 롯데 팬들에게 멋진 2023시즌을 선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6년 총액 90억 원 규모
한화 역대 최고 대우
그렇다면 다른 포지션 상황은 어떨까? 다음 시즌 유강남과 함께 LG를 떠나게 된 채은성은 역대 최고액 대우를 받으며 대전으로 터전을 옮긴다. 지난 22일 한화 이글스는 채은성과 6년 총액 9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는데, 2015년 4년 84억 원에 FA계약한 김태균과 정우람을 뛰어넘었다.
채은성은 2009년 LG에 입단해 2014년 1군에 데뷔한 후 올시즌까지 총 14년간 1006경기를 뛰었다. 그가 오랜 시간 몸 담았던 LG를 뒤로한 채 한화를 선택한 것은 역대 최고액이라는 대우였다. 채은성은 “한화에서 좋은 대우로 제안을 줘서 정말 감사하다. 제 가치를 높이 평가해준 단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14년 동안 함께한 LG를 떠나는 게 절대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FA를 경험했는데 제안을 기다리는 과정이 힘들기도 하고 여러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화는 “잘 알려져 있 듯이 우리 팀은 외야 전력이 부재했다. 금액은 경쟁이 붙다보면 올라갈 수밖에 없지만, 채은성은 꼭 필요한 선수라 계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