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은 2+2로 계약
손흥민 혹사는 당연한 것
내년 1월 강원FC 대표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이 불발되며, 4년간 이어져 온 동행에 끝을 맺었다. 브라질과의 16강전 경기가 끝난 후 벤투 감독은 믹스트존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는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과 선수들에게 재계약을 안 할 것을 전했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준 한국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에 한국 축구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진출시켰기에, 그 아쉬움은 더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김병지 KFA 부회장이 축구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김병지 부회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비난하는 댓글이 폭발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보자.
성적 좋아도 나빠도
재계약은 어려웠을 것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병지 부회장는 벤투 감독의 재계약과 관련해 언급했다. 당시 ‘재계약 안 한다고 명확하게 밝힌 벤투 감독을 잡을 여지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도 몇 달 전에도 재계약에 대한 의견을 나눴었는데, 아마 힘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김병지 부회장은 “그때는 카타르 월드컵 결과를 모르는 상태였고, 내년에 있을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추가 옵션 계약 기간이 아마 주어졌던 것 같다”며 “아마 벤투 감독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으셨을 거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조금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경우 연봉 인상이나 벤투 감독을 원하는 팀들이 많아지는데, 이렇게 될 시 한국은 벤투감독을 잡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반면에 성적이 안 좋은 경우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김병지 부회장은 “역대 사례를 봤을 때 국내 여론이 받아들이지 않아 계약이 자연스럽게 안 될 것이다”고 생각을 밝혔다.
문제는 이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진행자가 ‘차기 감독이 좀 보이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다음 월드컵부터 본선에 진출하는 나라가 48개로 늘어나게 돼 아시아 쿼터가 8~9장 정도가 된다”며 “그 전에는 좋은 감독님을 모셔야만 4년 동안의 플랜을 가졌는데, 이제는 월드컵 진출은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전제조건이 생긴다”고 말한 것.
그러면서 김병지 부회장은 “2년 정도 감독을 본 후 2년 뒤에 다시 뭔가 계획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그러면 미리 4년 계약이 아니라 2+2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전 세계 어느 잘 나가는 감독이 2+2을 수용하냐?”, “KFA가 뭐라고 감독들한테 갑처럼 행동하는 건지…”, “더 나은 한국축구를 위해 빠른 시일내 부회장 자리에서 내려오세요” 등 싸늘한 반응을 보인다.
손흥민 혹사 논란에
더 뛰어도 된다 말해
김병지 부회장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중국과의 경기가 끝난 후 전 한국 축구대표팀과 나눈 대화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당시 아시안컵에 합류했던 손흥민은 토트넘 훗스퍼에서 42일간 13경기를 소화해야 했는데, 이는 3.2일 간격으로 1경기를 뛴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한국 축구팬들은 당연히 중국전에서는 손흥민이 결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혹사 논란’이 생긴 것이다.
이와 같은 논란에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김병지 부회장이다. 그는 “한국 축구팬들이나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을 너무 아낀다. 손흥민이 필요한 경기에서 혹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축구에서 슈퍼스타라고 하면 한 시즌에 80경기 정도 뛴다. 혹사가 맞고 힘들겠지만 그 정도 뛰는 게 맞다”라며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15년째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전 2019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물론 리그 일정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는 것은 변함없다. 실제 영국 매체들도 “손흥민은 1년도 안 돼서 3번의 국제대회에 참가했다”고 전하며 혀를 내둘렀다.
밀려난 이영표
새 대표에 김병지 선임
한편 김병지 부회장은 내년 1월 K리그1 강원FC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다만 지난 시즌까지 활약하며 최고 성적을 일궈낸 이영표 대표이사가 물러나는 과정에 정치적 논란에 휘말린 만큼, 김병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오는 것에 강원FC 팬들은 달갑지만은 않다.
이영표 대표이사는 팀을 호성적으로 이끈 것은 물론 스폰서 유치, 상품화 사업, 사회 공헌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행보를 보였다. 이에 강원FC 서포터즈인 ‘나르샤’는 이영표 대표이사의 재계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