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변의 연속
거금 배팅한 축구 팬
이변으로 2억 증발
이번 월드컵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이변’이다. 원래 축구라는 종목에서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전력 차이와 전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자주 나오기는 힘든 결과다. 그렇기 때문에 리그의 경우 강팀이 우승하는 것이고 약팀은 강등이 되거나 패배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 같은 큰 메이저 대회에서도 꼭 한 경기씩은 이변이 연출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독일을 2-0으로 꺾은 것처럼 전 세계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할 수 있는 대회가 월드컵이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변은 어김없이 나타났는데 무려 3경기의 대이변 경기가 연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우디의 이변 시작
바통 이어받은 일본
이번 대회 첫 이변은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으켰다. 카타르 월드컵 32개국 중 최약체로 평가받는 사우디는 역대 월드컵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대패를 당하는 등 본선 무대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더욱이 1차전 상대는 우승 후보로 뽑히는 아르헨티나였다. 당연히 모두가 메시의 아르헨티나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사우디의 2-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그야말로 월드컵 역사상 손에 꼽을만한 대이변 경기였다.
아시아의 저력을 보여준 사우디 다음으로 사고를 친 국가 역시 아시아의 일본이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스페인, 독일과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되며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더군다나 지난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이 4년 동안 이를 갈고 이번 대회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도 독일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이번 대회 두 번째 대이변을 연출했다.
모로코 벨기에 제압
이변은 여기까지
이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F조에 속한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가 피파랭킹 2위 벨기에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F조에서는 벨기에와 크로아티아가 2강으로 분류되며 무난히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모로코는 1차전에서 크로아티아와 무승부를 거둔데 이어 2차전 벨기에를 상대로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2-0 승리를 거두며 이번 대회 3번째 이변을 장식했다.
월드컵에서 약팀이 강팀을 잡는 대이변 경기가 이렇게 많이 나온 적이 있나 싶은 정도로 유독 이번 카타르에서는 알 수 없는 경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물론 강팀과의 한 경기를 잡았다고 16강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아르헨티나를 잡은 사우디가 폴란드에 패했고 독일을 잡은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덜미를 잡혔다.
일본 vs 코스타리카
2억 배팅한 축구 팬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국가 중 한 팀이다. 1차전 독일을 잡으며 한껏 기세가 올랐지만,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코스타리카에 오히려 덜미를 잡히며 어떻게 보면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의 희생양이 돼버린 셈. 이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잡았으면 일본의 16강 진출은 거의 확정적이었다.
일본의 최근 기세를 믿었던 탓일까, 호주 베팅 업체 ‘TAB’에 따르면 한 축구 팬이 일본과 코스타리카전에 일본 승에 2억 원을 걸었다가 거금을 모두 날리게 된 사연이 있어 화제가 됐다. 이 축구 팬은 일본 승리에 18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억 4천만 원을 베팅했는데 일본의 승리 배당은 1.5배였다. 배당을 살펴보면 맞추더라도 받는 액수가 원금에 비해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배당이 보여주듯 일본의 승리 가능성이 컸기에 큰 금액을 베팅할 수 있었다.
사우디전 배팅한 축구 팬
똑같이 2억 원 날려
일본 승리에 18만 달러를 건 축구팬이 거금을 날린 사연을 들은 네티즌들은 “멍청한 선택”이라며 비판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1.5배 이하는 절대 건드려선 안돼”라며 경고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팬은 “난 코스타리카에 걸어서 7.5달러(약 1만 원)를 벌었어”라고 자랑했다.
이변으로 인해 거금을 잃은 사람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전에서 한 팬은 아르헨티나 승리에 16만 달러(약 2억 1,600만 원)를 걸었지만, 사우디의 승리로 순식간에 돈이 증발했다. 흔히 소액으로 역베팅을 통해 거액을 챙기는 것과 상반되는 안타까운 사례들이다.
대이변 경기 배당
한국 독일전은?
이번 대회 이변 중 가장 큰 이변이라고 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와 사우디 경기의 해외 배당은 무려 18배였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듯 아르헨티나의 압도적인 승리를 점쳤기에 이런 배당이 나올 수 있었다. 사우디에 베팅한 해외 축구 팬은 최대 29배에 해당하는 돈을 벌었다고 한다.
일본과 독일전 일본 승리 배당은 7.5배였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배당도 차이가 났는데 한국 승리가 5배로 1.7배인 우루과이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였다. 오히려 벨기에를 잡은 모로코의 승리 배당이 3.65배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과 우루과이의 전력 차가 꽤 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지난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독일전의 해외 최대 배당은 한국 승리 시 80배였다. 특히 독일이 7-0으로 이기는 배당보다 한국이 2-0 승리 배당이 더 컸다. 당시 한국 2-0 승리를 점쳤던 국내 팬은 58.6배의 상금을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