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에 반발하는 논평을 내놓은 데 대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으며, 헛된 핵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에서 내놓은 군사 논평과 관련해서 현재 한반도 긴장 고조는 북한의 헛된 핵 개발과 무모한 군사적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북한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익명의 논평을 동원해서까지, 향후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한 한미 확장억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군사논평원의 글을 통해 미국의 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가 실패했다는 거짓 주장을 펼치면서 “미국이 전략핵으로 우리를 겨냥하든 전술핵을 끌어들이든 관계없이 ‘핵에는 핵으로’라는 우리의 군사적 대응 입장은 절대 불변하다”고 밝힌 바 있다. 논평원 발표는 북한이 중요한 대외적 견해를 밝힐 때 사용하는 형식이다.
앞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은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이끄는 우리 대표단이 이번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한국 대표단이 미 ICBM 발사를 참관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2번째다. ‘워싱턴 선언’에 따른 한미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 차원에서 미측이 참관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트맨-3는 이번 시험발사에서 모의 탄두를 장착한 상태로 지하 발사시설(사일로·silo)에서 쏴 올려진 뒤 약 7600km를 날아가 태평양 마셜제도 인근 콰절린 해역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트맨-3는 전략폭격기,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최대 4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탄두 3발을 장착하고 지구상 어느 곳이든 30분 내 타격이 가능하며, 캘리포니아에서 평양까지도 30분 내 도달할 수 있다. 1970년대 처음 도입된 미니트맨 체계는 새로운 임무 수행을 위해 최첨단 기술로 개선돼 왔으며, 미국은 미니트맨-3를 최대 400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부대변인은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 동향과 관련해서 “최근 국가정보원이 이미 국정감사에서 (발사 준비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밝힌 바 있다”며 “정부는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북한의 주요 시설·지역에 대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영내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 행위”라며 “북한 당국은 지금이라도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소위 우주 발사체의 발사는 물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한편, 통일부는 최근 탈북민 4명이 목선을 타고 동해로 해상 귀순한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사안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식량 사정과 관련해선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가 12월 중에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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