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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비판에 은행권이 상생금융 지원책을 추가로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이 1000억원대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내놓은데 이어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국민은행도 상생금융 추가 지원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은행은 1000억원 규모로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12월부터 시작할 금융지원 프로그램에는 코로나로 원금상환·이자상환을 유예해온 고객 25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동안 납부한 이자를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40억원 규모)’ 등이 담겼다.
이 외에 9월부터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지원 조치가 됐던 고객들의 대출 1500억원에 대해 은행 자체적으로 연장 조치를 계속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조업 영위중인 자영업자 고객 2만1000명에게 210억원 규모로, 중신용 소상공인 대상 정책금융 대출 상품인 희망플러스 보증부대출 이용 고객 3만2000명에게는 115억원 규모로 각각 ‘이자 캐시백’을 실시한다.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서로 신규 대출을 받는 고객 6만여명에게는 300억원의 ‘이자 캐시백’을 실시해 총 665억원 규모의 이자를 돌려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객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준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또 지난 2월에 이어 금융취약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0만원, 총 300억원 규모의 에너지 생활비를 지원하고, 신규 가맹점 소상공인에게는 1인당 5만원, 매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해선 컨설팅 비용 1인당 50만원을 지원한다. 이날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은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행장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시대에 자영업자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금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선제적인 상생금융 지원책 발표에 다른 은행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 소집해 상생금융 방안을 추가적으로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은행의 상생금융 지원 대상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까지 내놓은 지원보다도 더 깜짝 놀랄만한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서민금융 대책은 오는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그룹과 함께 상생금융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상생금융 지원책 마련을 준비중이다. 신한은행도 이날 유관부서에서 소상공인 등을 위한 상생금융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해 회의를 진행한다. KB국민은행도 내부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준비 중에 있으나 아직 발표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이 이처럼 상생금융 시즌2에 발빠르게 움직이게 된 배경엔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이 소상공인의 발언을 빌려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발언하면서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상생금융 지원 대책 압박으로 해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은행권에 대해 ‘이자장사’ 등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에선 올 상반기 잇따라 수천억원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상 상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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