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회장 역임한 박용만
총수 자리 내려놓고 회사 차려
오랜 꿈인 사진작가 현실화
잘 나가는 대기업의 총수 자리를 내려놓고 인생의 2막을 연 인물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두산그룹 회장을 역임한 박용만(67) 벨스트리트파트너스 회장이다. 그는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1955년 서울시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대에서 MBA를 마친 인물이다.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이다.
대기업 CEO임에도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직접 채용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고. 이런 그의 행보로 인해 과거 채용 인지도 100위권 밖에 있던 두산중공업은 2000년대 후반에는 5위까지 올라갔다.
그는 지난해 11월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을 사임하고, 두 아들인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와 함께 그룹을 떠났다.
같은 해 봄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내려놓고, 최태원 SK 회장에게 이임했다. 그는 39년 동안 두산그룹에서 몸담고 15년 가까이 회장님으로 살아왔다.
그런 그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재계에서 유명한 사진 마니아인데, 고교 시절부터 사진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부친인 박두병 초대 회장의 반대로 사진기자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기업인이 된 후에도 사진에 대한 열정은 잊지 않았다고. 그는 두산에 입사한 뒤에도 사진작가로의 전직을 고심했다고 한다. 그는 회장 시절 상금 1억 원을 걸고 사진 공모전을 여러 차례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인으로 바쁜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틈틈이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평소에도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주변 사람, 거리 풍경 등 일을 사진으로 남겼다고.
전문가들도 박 회장을 인정했다고 한다. 실력자로 평가한 것이다. 박 회장이 찍은 사진은 유명 가수의 앨범에 실리기도 했다.
가수 양희은은 1998년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앨범을 발매할 때 박 회장에게 허락받고, 미리 본 적 있던 그의 작품 사진을 앨범 재킷에 사용했다.
올해 3월 박 회장은 결국 꿈을 이루게 됐다.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오! 라이카 2022’에 박 회장의 작품이 전시된 것. 당시 아내 강신애 여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오랜 꿈이었던 ‘사진작가’ 박용만이 현실화한 셈이다.
한편 박 회장이 세운 벨스트리트파트너스는 컨설팅 법인이다. 자본금은 10억 원으로 본사는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다고. 대표업무집행자로 박 회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사업 목적은 국내외 상장회사 및 비상장회사에 대한 경영 자문 및 사업 자문, 컨설팅업 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