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뉴스=심진우 기자]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 사이 아트스페이스 서촌에서 <메타페어-디오티마 디오라마>전시가 열린다. 투고티의 대표 김정수씨가 감독하고 메타버스 갤러리를 제작하였으며, 신제현씨가 큐레이터를 오프라인 전시를 꾸렸다. 아르코 메타버스 사업 최종당선작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최근 가장 핫한 이슈인 AI의 창작은 과연 인간과 같은가?에 대한 대답과도 같은 전시이다. 최근 새로 생긴 50평 규모의 아트스페이스 서촌에는 20점의 그림과 메타버스 체험이 가능한 작품, 영상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관객들이 대화형 AI 메타 휴먼과의 대화를 통해 생성된 키워드로 10장의 이미지를 만들고 같은 키워드로 실제 화가가 10점의 그림을 그려 2점의 그림이 서로 같이 걸려 있다. 관객은 메타버스 갤러리에서도 같은 그림들을 마치 게임을 하듯 어떤 그림이 인간이 그린 그림인지 맞추는 게임을 할 수 있는데 마치 인공지능이 얼마나 인간과 같은지 확인하는 튜링 테스트의 인간 버전과도 같아 보인다.
이 전시를 통해 최근 미술계에게 가장 핫한 이슈인 메타버스와 AI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요약
[메타페어-디오티마 디오라마]
이 프로젝트는 AI가 그린 그림과 인간이 그린 그림의 차이를 튜링 테스트와 게임의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순수한 창작이란 무엇인가?라는 예술의 오래되고 근원적인 질문에 다가가려 한다.
관객들이 AI와 대화하면서 말한 키워드를 AI가 그림을 그리고 같은 키워드로 인간 작가가 그림을 그려 두 개의 그림을 메타버스 갤러리와 실제 갤러리에서 전시하게 되는데 관객은 어떤 그림이 인간이 그린 것인지를 맞추는 일종의 게임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국 상업 미술계가 가진 인공지능처럼 그리기 문화와 보다 인간처럼 그리는 인공지능 문화가 충돌하는 지점을 비교 분석하는 실험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스페이스 서촌이라는 현실 공간과 메타버스 갤러리라는 가상공간, AI의 그림과 인간의 그림이라는 너무나 다른 두 존재의 차이와 유사점을 통해 AI는 절대 넘볼 수 없는 인간만의 마지막 영토라 불리는 미술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 기획글
4만 4천 년 전 그려진 <리앙 블루 시폰 4> 동물 벽화의 반인반수 그림은 인간 최초의 상상력을 창작한 기록이다. 이후 인간은 르네상스를 지나 미술을 통해 스스로를 인간 중심적으로 인지하고 피조물에서 창조자의 역할을 추구해 왔다. 그리고 19세기 말 20세기 초 개념적으로 공예와 분리된 순수예술과 동시대 예술의 영역으로 발전해 갔다.
그러다 결국 2000년대에 이르러 인공지능을 통해 진정한 신의 영역에 진입하는 듯한 특이점에 진입했다. 인공지능은 오직 인간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예술 활동에서도 그 영역을 넓이며 그림을 만들고 영상을 제작하며 노래를 만들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무수한 경우의 수를 짜깁기한 가짜라고 하며 누군가는 이미 인간의 창작 영역에 진입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이제 인공지능 작품을 진정한 예술로 볼지 아닐지는 크게 의미가 없다.
이제 예술이나 창작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막 만들어졌을 때는 가상과 실제의 경계가 의미 있지만 그것이 실생활이 된 후에는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상으로 같은 도구와 이 도구로 접근할 수 있는 터페이스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사용 여부를 떠나 이미 인공지능은 인간 생활에 모든 부분에 침투해 있고 결국 개인이 선택하는 집단과 소속의 문제로 바뀌어 갈 뿐이다. 인공지능 미술은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외국에서는 그저 인간의 미술과 다른 하나의 도구 영역으로 보기 때문에 크게 특이점이라고 할 것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상업 미술시장과 동시대 미술 영역이 매우 극명하게 분리되어 있는 기형 구조 때문에 이 AI 드로잉이 낯설지 않다. 컬렉터가 좋아할 법한 이미 지나 의미를 단순 나열하여 철저히 공예적인 그림을 생산해 내고 유통 마케팅의 방식으로 판매하다 하나가 유행을 타면 수많은 아류작을 쏟아내는 방식은 저작권을 무시하고 비윤리적인 딥러닝을 통해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AI 이미지 생성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인간을 닮은 AI라는 AI의 상용화가 AI를 닮은 인간의 생성이라는 매우 위험한 자본구조를 가진 현대 사회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금융자본주의의 추상성은 이제 수학적인 금융 시스템을 넘어 블록체인 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NFT나 양상형 메타버스까지 진입했다. 우리는 메타버스를 메타인지해서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한국 미술계가 기형 구조와 현상에 대해 직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플라톤은 그의 저서 <향연>에서 디오 티라라는 만이 오네의 신녀를 등장시키는데 사실 이는 가상의 인물로 인공지능에 비유되곤 한다. 15세기까지 우리는 비오티 마를 인간으로 봤지만 그 이후 우리는 비오티 마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도 크게 변하는 건 없다.
인간과 유사한 행위처럼 보일 때까지만 딥러닝을 시키는 인공지능에 놀라워하기보다는 존재를 탐구하고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창조와 창의는 아닐까?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다양한 진리와 본질을 가르치면서 인간 또한 그동안 외면했던 그 진리와 본질을 규명하고 알아야 하는 의무에 사로잡힌 것이다. 디오 치마와 디오라마의 디오는 디오스 즉 제우스의 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전지전능한 신인 제우스의 신녀인 디오 치마와 마치 신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자연을 작은 축소모형인 디오라마로 만든 박물관의 기록 수단은 자연을 신의 입장에서 조율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오만함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한다.
이때부터 인간은 자연을 공존의 환경에서 파괴 가능한 도구로 보고 착취하기 시작했고 기후 위기에까지 오게 되었다. 인간이 신과 가까워지기 위해 종교를 만들고 스스로 신이 되었다고 믿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세상을 파괴하듯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은 같은 맥락에서 이미 1900년대 초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부제 나는 눈이 없다 그리고 봐야 한다는 눈은 없지만 봐야 한다는 매우 역설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이는 1967년 발간된 할란 제이 엘리슨 Harlan Jay Ellison의 단편 SF 소설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 질러야 한다. I have no mouth and I must scream>에서 따온 말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터미네이터의 원작이다.
미래에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중국, 미국, 소련은 컴퓨터 ‘Allied Mastercomputer’을 만들고 이 인공지능 컴퓨터는 세계를 지배하고 다섯 명의 사람을 살려놓은 체 고문하고 실험하는 내용으로 현재 거의 모든 인공지능에 대한 내용을 예언하듯 정확히 묘사하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 연결망이 자아를 생성하는 데는 많은 불가능한 요소가 있겠지만 이 소설의 백미는 왜 인공지능이 인간을 증오하는가에 있다. 깊이 있는 철학적 고민과 윤리적 문제의식이 없는 도구의 발전은 인간에게 있어 핵폭탄과 같은 무의식의 공포심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 전시 정보
– 프로젝트 감독: 김정수
– 전시 기획: 신제현
– 작여 작가: 이비주 홍성용
– 주최: 투고티
– 후원: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 장소: 아트스페이스 서촌(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7)
– 일시: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 (pm1~7)
행사일정 |
행사명 |
세부 내용 |
11월12일(일요일) 오후2시 |
렉처퍼포먼스 (강연) |
– 큐레이터이자 평론가 백필균과 큐레이터 신제현, 사운드 아티스트 정세원의 렉처 퍼포먼스 AI에 관한 강연과 AI로 만든 음악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형 강연 |
11월12일(일요일) 오후4시 |
라운드테이블 |
– 신제현, 이비주, 홍성용, 서유경, 권경열, 김태연, 백필균 등 이번 전시 참여자와 AI 메타버스 관련 전문가들의 라운드 테이블 |
11월12일 (일요일) 오후6시 |
Djing Party 을지로 안철순 |
– 10년간 을지로를 중심으로 90년대 가요, 복고, 뽕짝 등을 전문적으로 Djing한 철순, 안도 디제잉 팀의 디제잉과 AI음악을 접목한 미디어 Djing쇼가 1시간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
11월13일 오후2시(월요일) |
강연 |
– 기획자 신제현의 AI예술에 역사와 미술과의 접목에 대한 강연 |
11월17일 오후7시(금요일) |
Zoom강연 |
– 전문가 도영준의 AI에 대한 기술과 앞의로의 전망에 대한 강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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