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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리그앙 데뷔골’ PSG, 몽펠리에 3-0 대파…리그 1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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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인의 골로 PSG가 이겼다.
▲ 이강인의 골로 PSG가 이겼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강인이 프랑스 리그앙 데뷔골을 터트렸다.

PSG(파리생제르맹)는 4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파르그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앙 11라운드 홈경기에서 몽펠리에를 1-0으로 이겼다.

이강인의 득점이 승리의 주춧돌이 됐다. PSG는 승점 3점을 더하며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승점 24점으로 1경기 덜 치른 OGC 니스(승점 22점)를 제쳤다.

이날 이강인은 PSG 주전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킬리안 음바페, 랑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와 합을 맞췄다.

PSG는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골키퍼로, 포백은 노르디 무키엘레, 밀란 슈크리니아르, 마르퀴뇨스, 아슈라프 하키미로 포백을 이뤘다. 중원엔 마누엘 우가르테, 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버텼다. PSG의 포메이션은 4-2-4였다.

몽펠리에는 4-2-3-1을 꺼냈다. 최전방 원톱을 빼고 수비적인 전술로 PSG에 맞섰다. 뱅자맹 르콩트가 장갑을 꼈고 막심 에스테브, 부바카르 쿠야테, 이시아가 실라, 팔라예 사코가 포백에 이름을 올렸다. 중원은 조르당 페리, 조리스 쇼타르, 무사 알타마리, 칼릴 파야드, 테리 사바니에가 포진했다. 최전방 공격수는 아코르 아담스였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몽펠리에 쪽에 있었다. 몽펠리에는 선이 굵은 축구를 했다. 롱패스를 통해 PSG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분 만에 몽펠리에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단 한 번의 롱패스에 PSG 수비가 무너졌다. 순식간에 몽필레이 공격수와 PSG 수비수가 2대2로 맞서는 상황이 됐다. 다만 몽필리에의 슈팅이 PSG 수비에 막혔다.

이후에도 PSG는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다. 몽펠리에에게 계속해서 틈을 내줬다.

▲ 이강인의 골이 시작이었다. PSG가 이후 분위기를 주도했다.
▲ 이강인의 골이 시작이었다. PSG가 이후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런 흐름을 뒤바꾼 건 이강인이었다. 전반 10분 이강인의 왼발이 폭발했다.

왼쪽 측면에서 하키미가 날카로운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음바페가 재치 있게 공을 흘렸다. 뒤에 있는 이강인을 정확히 보고 판단한 플레이였다.

이강인은 왼발로 공을 잡은 뒤 강슛을 때렸다. 공은 왼쪽 골문 상단에 정확히 꽂혔다. 골키퍼가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음바페는 이강인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지난 여름 마요르카를 떠나 PSG로 이적한 뒤 나온 이강인의 리그앙 데뷔골이었다. 이강인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주전 굳히기에 나섰다.

이강인의 득점 이후 PSG가 경기를 주도했다. 음바페, 뎀벨레가 빠른 스피드를 통해 몽펠리에 수비진을 휘저었다. 전반 추가 시간엔 이강인, 음바페, 뎀벨레로 이뤄진 삼각 공격이 이뤄지기도 했다.

전반까지 PSG는 볼 점유율 70%로 몽펠리에를 압도했다. 패스는 두 배 더 많았다. 슈팅 수도 11-3으로 몽필레이를 완전히 찍어 눌렀다.

다만 경기 내용에 비해 득점은 적었다. 이런 아쉬움을 후반에 털었다. 후반 추가골들이 터져나왔다.

후반 12분 자이르 에머리가 뎀벨레와 2대2 플레이를 통해 골을 완성했다. 뎀벨레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영리하게 건넨 백패스를 자이르 에머리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 루이스 엔리케 감독.
▲ 루이스 엔리케 감독.

2-0. PSG 공격이 더 탄력을 붙었다. 여유가 생긴 PSG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뺐다. 후반 15분 이강인을 불러내고 비티냐를 투입했다.

4일 후 있을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고려한 운영이었다. 이강인의 체력 안배를 생각했다.

엔리케 감독의 교체는 적중했다. 이강인 체력을 아낌과 동시에 교체로 들어간 비티냐도 골맛을 봤다. 비티냐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6분 만에 골망을 갈랐다. PSG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PSG는 자이르 에머리까지 불러들였다. 경기 막판엔 교체 카드를 활발히 쓰며 운영의 폭을 넓혔다. 무리한 공격보다는 수비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냈다.

이변 없이 경기는 끝났다. PSG는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동시에 완승까지 챙기며 리그앙 1위로 올라갔다. 이제 8일 열릴 AC 밀란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PSG의 가장 큰 소득은 이강인의 활약이다. 최근 이강인은 뜨거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 킬리안 음바페.
▲ 킬리안 음바페.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을 극찬했다. “이강인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복귀한 후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도 비티냐를 대신해 선발 출전했다”며 “골로서 엔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매우 훌륭한 득점이었다. 최근 3경기에서 2골로 PSG 공격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각종 통계 사이트들이 부여한 평점도 팀 내 최고 수준이었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이강인에 대한 호평이 잇따른다. 뎀벨레보다 낫다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강인과 뎀벨레는 몽펠리에전에서 같이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때로는 주전 자리를 놓고 다투는 경쟁자이기도 했다. 뎀벨레도 이번 시즌 처음으로 PSG에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뎀벨레의 합류와 맞물려 이강인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또 부상에서 회복하자마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이달 초 대표팀 차출 때문에 한 달 가량 팀을 비웠다.

이강인이 빠져 있는 사이 뎀벨레는 지난 22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 전까지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입지를 넓혀갔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A매치 데뷔골을 넣고 금의환향했는데에도 불구하고 뎀벨레가 지키고 있는 자리를 빼앗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따랐다.

26일(한국시간) AC밀란과 경기는 이와 같은 전망을 완전히 뒤집는 계기가 됐다. 후반 26분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은 후반 44분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팀 세 번째 골이자 데뷔골을 터뜨리고 3-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5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4-2-4 포지션으로 나섰다가 1-4로 무릎을 꿇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스타드 렌과 경기에서 4-3-3으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22일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 이어 AC밀란과 경기에서도 4-3-3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는 떠났다.
▲ 네이마르와 리오넬 메시는 떠났다.

이강인과 뎀벨레는 스트라스부르전과 AC밀란전에 번갈아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AC밀란과 경기에서도 뎀벨레를 불러들이고 그 자리에 이강인을 투입했다.

뎀벨레가 폭발력 있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하는 직선적인 윙어라면 이강인은 볼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어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를 즐긴다.

AC밀란과 경기에선 두 선수가 갖고 있는 다른 플레이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났다. 이강인은 들어가자마자 중원에서 오른쪽을 맡고 있는 자이레 에메리, 그리고 오른쪽 풀백 하키미와 연계 플레이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강인이 공을 잡고 AC밀란 왼쪽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를 끌어내는 사이 하키미와 자이레 에메리가 공간을 침투해 기회를 만드는 장면이 여러 차례 만들어졌다.

득점 장면엔 이강인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겼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측면으로 뛰어들어가는 에메리에게 공을 건넨 뒤 중앙으로 침투했다. 에메리가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했다. 곤칼로 하무스가 흘린 공을 잡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가 자리잡기 전에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왼발을 떠난 공은 골대 반대편 구석에 꽂혔다.

경기가 끝나고 PSG 팬들의 이강인의 이날 활약을 조명했다. “뎀벨레보다 이강인이 낫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스포츠키다가 이와 같은 여론을 보도했을 정도.

▲ 마요르카 시절의 이강인.
▲ 마요르카 시절의 이강인.

프랑스 매체 ‘RMC 스포츠’는 “이강인은 AC밀란전에서 팀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의 PSG 데뷔골을 넣으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며 “이강인은 대담했고 역동적이었다. 뎀벨레 대신 들어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드리블은 정확했고 위협적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스부르와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을 때도 흥미로운 모습을 보였던 이강인은 뎀벨레와 치열하게 (주전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이강인은 직전 10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선 리그앙 데뷔 첫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반 28분 후방에서 공을 잡고 역습을 전개한 이강인은 한 박자 빠른 왼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전방으로 뛰는 음바페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전달했다. 이를 음바페가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후반 29분 비티냐와 교체될 때까지 이강인은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슈팅 2개, 유효 슈팅 2개, 드리블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93%, 키 패스 1회를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7.63의 준수한 평점을 줬다.

그 이전인 지난달 26일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선 PSG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시 3-0을 만드는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다.

정규 시간 종료 1분 전, 데뷔골이 나왔다. PSG 홈 팬들은 이강인을 격하게 응원했다. 이강인은 PSG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개인기로 AC 밀란 수비를 벗겨냈고 재빠르게 연계 플레이로 이어갔다. 허리에서 지원을 나온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본인의 장점을 여과 없이 발휘했다.

이강인의 이날 득점은 PSG 유니폼을 입은 이후 5경기 만에 골이었다. 프리시즌 햄스트링 부상과 시즌 초반 또 부상이 재발해 힘겨운 시간이 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은 이강인의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게 올라온 걸 증명한 장면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이강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법 같은 파리의 밤이었다.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함께 가겠다. 파리 파이팅”이라며 기뻐했다. 여기에 몽펠리에전 득점까지.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 이강인은 키커로도 활약했다.
▲ 이강인은 키커로도 활약했다.

리그앙 사무국은 지난 3일 이강인을 2023-24시즌 리그1 10라운드 베스트 11에 포함했다. 이강인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다. 리그앙 사무국은 4-3-3 포메이션에 이강인과 함께 테지 사바니에(몽펠리에), 워렌 자이르에메리(PSG)를 미드필더 명단에 올렸다. 음바페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 함께 선정됐다. 이강인이 올 시즌 정규리그 라운드 베스트 11에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프랑스 매체 ‘풋메르카토’는 “이강인이 뎀벨레를 위협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강인에게 19분이면 충분했다. 뎀벨레보다 훨씬 깨끗하고 결단력 있는 공격을 보였다. 이강인은 효율적으로 파리 생제르맹 공격을 이끌었다. 설령 엔리케 감독이 뎀벨레를 신뢰하더라도 이강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득점포를 터트리면서 박지성, 손흥민, 황희찬에 이어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무대 4번째 득점자에 이름 올렸다. 유럽축구통계업체 ‘옵타’도 해당 기록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박지성은 2005년 AC밀란전에서 PSV 아인트호번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첫 골을, 손흥민은 2014년 레버쿠젠에서 벤피카를 상대로 첫 번째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2019년 잘츠부르크 시절 헹크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해 각각 챔피언스리그 1호골을 신고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5점을 줬다. 19분 동안 활약했음에도 같은 자리에서 선발로 나온 뎀벨레보다 높았다. 뎀벨레는 6.4점에 불과했다.

유럽 축구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지난 주말 리그앙에서 활약한 11명의 선수 중 하나로 이강인을 선정했다. 왼쪽 윙포워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 이강인이 PSG 간판 공격수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 이강인이 PSG 간판 공격수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이주의 팀을 골랐다. 이강인이 브레스트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측면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파리 생제르맹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는 최전방 공격수, 워렌 자이르-에메리는 중앙 미드필더로 한 자리씩 차지했다.

브레스트와 리그앙 10라운드에서 이강인은 음바페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전반 28분 자기 진영에서 볼을 받은 이강인은 바로 역습을 시도했다. 직접 드리블하기 보다 한 번의 패스로 전방에 연결하는 판단을 했다.

패스에 자신 있는 이강인이 번뜩였다. 이강인은 전반으로 침투하는 음바페를 향해 왼발 아웃프런트로 길게 패스했다. 정확하게 음바페 발 앞에 떨어졌다. 이강인의 패스에 맞춰 차분하게 문전까지 몰고 갔다. 음바페는 낮게 깔아 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찔러주고 음바페가 마무리하는 이상적인 장면이 완성됐다. 골을 넣은 음바페는 바로 패스를 연결한 이강인을 찾았다. 이강인도 음바페에게 곧장 달려가 안기면서 골 세리머니를 함께 나눴다.

▲ PSG.
▲ PSG.

이강인이 귀중한 도움으로 리그앙 첫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과 계약한 이강인은 아시안게임과 A매치 등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본격 주전 경쟁에 가세했다. 부상으로 신음했던 이강인은 대표팀 경기를 소화하면서 컨디션을 한껏 끌어올렸다. 10월 A매치에서 골맛을 보며 한껏 자신감을 끌어올린 뒤 PSG에서도 득점에 성공했다.

이강인의 인터뷰를 인용한 외신 ‘원풋볼’은 “이강인의 자신감은 역대 최고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최근에는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첫 골도 넣었다”고 밝혔다.

▲ 음바페도 부담을 덜었다.
▲ 음바페도 부담을 덜었다.

이강인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도움을 올린 이후에는 오른쪽에서 점차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활동 반경도 중앙까지 넓혔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까지 신경 쓰며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음바페와 호흡이 더 늘어났다.

이강인을 이주의 팀으로 꼽은 후스코어드닷컴도 이강인에게 7.6점으로 호평했고, ‘소파스코어’는 7.1점의 평점을 매겼다.

리그앙 공식 채널은 이강인의 세부 기록과 사진을 나열한 뒤 “마에스트로”라고 인정했다. 경기를 지휘하는 사령관의 면모를 잘 보여줬다며 극찬했다.

이강인이 좋은 흐름을 잘 이어 나가고 있다. PSG 입단 초기만 하더라도 잔부상이 있어 정해진 포지션도 애매하던 상황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과 10월 A매치 등으로 팀을 떠나있어 더욱 고민이 따랐다. 더구나 뎀벨레가 합류하면서 이강인이 뛸 자리는 2선 중앙으로 옮겨질 것이란 예상도 따랐다.

▲ 대표팀 복귀 후 활약이 시작됐다.
▲ 대표팀 복귀 후 활약이 시작됐다.

이 자리는 마르코 베라티가 카타르 알 아라비로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으로 이강인의 능력이면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파리 생제르맹의 단점은 좋은 최전방 공격수에게 창의성 넘치는 패스를 연결하지 못하는 데 있다. 패스와 킥이 좋은 이강인이라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런데 이강인은 측면 공격수로 계속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밀란전 골과 브레스트전 도움은 이강인의 위치를 사실상 결정한 모양새다. 이로써 우스만 뎀벨레와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함께 A매치 데뷔골을 넣고 돌아오는 동안 뎀벨레는 아직 득점이 없는 상황이다.

엔리케 감독도 이강인이 합류하고 뎀벨레와 번갈아 기용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셈이다. 측면에서의 스피드는 뎀벨레가 인상적이지만 공격 전개 전반을 책임지는 이강인도 매력적이다. 밀란전에서 뎀벨레를 대신해 들어가 골을 넣은 게 더욱 강한 임팩트로 이어졌다.

▲ 우스만 뎀벨레.
▲ 우스만 뎀벨레.

프랑스 현지에선 몽펠리에전에서 이강인의 활약을 예고하기도 했다. 프랑스 매체 ‘르 파리지앵’은 몽펠리에전을 앞두고 이강인이 왼쪽 윙어로 출전할 거라고 알렸다. 확실한 선발은 물음표지만, 엔리케 감독이 비티냐 혹은 이강인 중 한 명을 몽펠리에전에 출격할 거로 내다봤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은 몽펠리에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브레스투아전에서 승리로 큰 기대를 모았다. 마누엘 우가르테, 자에르-에메리와 함께 에메리 감독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인이 음바페와 함께 빠르게 PSG 주축으로 올라서는 모양새다. PSG는 지난 시즌까지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세르히오 라모스 등으로 우주방위대 팀을 꾸렸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기대했던 창단 후 첫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이 끝나고 대대적인 개편을 시도했다. 메시가 자유계약대상자(FA)로 팀을 떠났다. 인터 마이애미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갔다. 네이마르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했다. 팀의 두 기둥이 사라진 셈이었다.

▲ 이강인 조력자.
▲ 이강인 조력자.

PSG는 이제 더 이상 이름 값에 집착하지 않았다. 슈퍼스타보다 젊고 유망한 선수 위주로 원 팀을 만들 계획이었다. 이강인도 루이스 캄포스 단장 플랜에 있었고, 올해 여름 영입을 확정했다. 이강인은 어린 시절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해 재능을 보였던 이강인은 유스 레벨에서 월반으로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과거 이강인은 발렌시아 1군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경험했다. 하지만 좀처럼 출전 시간이 보장되지 않았고 유스 시절부터 10년 동안 뛴 발렌시아와 작별했다. 행선지는 마요르카. 첫 번째 시즌 출전 시간이 들쑥날쑥했지만 적응기를 거치고 두 번째 시즌부터 기량이 만개했다.

마요르카 핵심 선수로 자리하며 한국인 최초 스페인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이더니 팀은 2012-13시즌 이후 최고 성적인 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가치는 폭등했다.

PSG도 이강인을 주목했다. 사실 이적설은 올해 겨울부터 들렸다. 유력한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마요르카가 설정한 이강인 바이아웃을 낼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마요르카는 이적 불가 방침이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떠나 더 큰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여름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2022-23시즌 막판에 갈수록 이강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프리미어리그 팀과 연결됐다. 하지만 이강인의 최종 결정은 PSG였다. 유럽이적시장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HERE WE GO’를 알리면서 이강인 PSG 이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 수비하는 이강인.
▲ 수비하는 이강인.

이강인은 PSG 합류한 이후 “난 다양한 포지션을 다 볼 수 있다. 볼을 편안하게 다룰 줄 아는 선수다. 오른쪽, 왼쪽 윙어를 뛸 수 있는 미드필더다. 트로피를 향한 열망이 크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승리에 기여하겠다. 내가 PSG 역사상 첫 번째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럽다. 한국을 대표해서 뛰겠다. 경기장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하겠다. PSG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였다.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가능한 많은 우승을 하도록 돕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프랑스 리그앙 개막전부터 선발로 뛰었다. ‘풋몹’ 등 유럽축구통계업체들에게 높은 평점을 받으면서 맨오브더매치(MOM)로 이름 알렸다. 2라운드도 선발로 출전했지만 파비앙 루이스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윙백에 가까운 형태로 뛰어 장점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강인은 후반 초반 교체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3라운드를 앞두고 또 부상이 알려지며 시련을 겪었다.

이강인은 9월 A매치 기간 회복에 총력을 다했고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았다. 10월 A매치에서 완벽하게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 PSG에 돌아왔다.

이후엔 승승장구다. 최근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PSG 엔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앞으로 주전 경쟁에서도 확실한 청신호가 켜졌다.

▲ 이강인.
▲ 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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