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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지고 있어도 NC 팬들 열광했다…숨겨둔 2000년생 영건, 가을 데뷔전 KKKK 탈삼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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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호 ⓒ곽혜미 기자
▲ 이준호 ⓒ곽혜미 기자

▲ 창원NC파크 매진 전경 관중석 ⓒ곽혜미 기자
▲ 창원NC파크 매진 전경 관중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이준호! 이준호! 이준호!” 0-8로 끌려가는, 초반부터 패배를 예감하게 하는 점수에도 NC 팬들은 이 선수의 등장에 열광했다. NC 신인 투수 이준호가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탈삼진 쇼를 펼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NC 다이노스는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11로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 1회부터 4회까지 이닝마다 2점을 주면서 초반부터 분위기를 넘겨줬다.

선발 송명기는 1⅓이닝 만에 4실점해 패전을 안았고, 두 번째 투수 이재학마저 kt 타선을 멈추지 못하고 2⅓이닝 4실점에 그쳤다. 타선은 6회까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단 1안타에 그쳤다. 2차전 4회부터 이어진 무득점 기록은 20이닝을 넘게 지속됐다. 

NC는 이 경기 전까지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있었다.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되는 만큼 이날 NC파크에는 1만 7400명의 야구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3루쪽 kt 더그아웃 옆으로 kt 팬들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민트색 응원수건을 흔드는 NC 팬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마치 민트 파도가 일렁이는 듯했다.

▲ 송명기 김형준 ⓒ곽혜미 기자
▲ 송명기 김형준 ⓒ곽혜미 기자

▲ 이재학 ⓒ곽혜미 기자
▲ 이재학 ⓒ곽혜미 기자

그러나 경기는 kt의 공세로 시작했다. 송명기는 1회에만 폭투와 적시타 허용으로 2점을 내줬고, 2회 주자 2명을 남겨둔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재학이 승계 주자 2명에게 모두 홈을 허용했다. 이재학은 3회에도 2점을 더 내주더니, 4회에는 황재균과 장성우에게 솔로포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5차전 선발로 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를 아껴둔 NC는 여기서 더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까지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신예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4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번호 96번 낯선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경남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돼 올해 NC에 입단한 신인 오른손투수 이준호였다.

▲ NC 신인 이준호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4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 NC 신인 이준호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4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이준호는 올해 정규시즌 17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4월 6일 두산을 상대로 선발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는데 3⅓이닝 6실점 5자책점으로 프로의 벽을 체감했다. 그래도 9월 이후 7경기에서는 불펜 멀티이닝 투수로 7경기 3승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팀이 전승을 거두면서 등판할 일이 없었다. 그러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가을 야구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첫 타자 문상철 상대로 탈삼진을 기록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시속 146㎞ 꽉 찬 직구로 문상철을 얼어붙게 했다.

5회에는 오윤석과 배정대, 조용호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윤석과 조용호는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배정대는 직구-커브-슬라이더 조합으로 3구 삼진 처리했다. 

경기 후 강인권 감독은 이준호의 4회 투입에 대해 “이닝이 많이 남았고, 5차전을 대비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려 했다”고 설명하면서  “어려운 상황, 큰 경기에서 좋은 투구 내용 보여줬다.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 NC 신인 이준호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4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 NC 신인 이준호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4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이준호의 4연속 탈삼진은 관중석 분위기도 바꿔놨다. NC 팬들이 다시 힘을 냈다. 0-8 열세가 이어지고 있고, 타자들은 kt 선발 쿠에바스에게 4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지만 NC 팬들은 이준호의 호투로 에너지를 충전했다. 잠시 풀죽었던 NC 팬들의 목소리가 5회 선두타자 권희동 타석에서 다시 커졌다.

점수 차가 0-11까지 벌어지자 많은 팬들이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NC는 8회말 공격에서 오영수와 서호철, 박세혁의 연속 안타로 만회하는 점수를 뽑았다.

플레이오프 2차전 4회부터 이어진 22이닝 연속 무득점 기록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자칫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칠 수 있었는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팬들도결과를 떠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준호의 탈삼진쇼와 함께 NC 팬들에게 힘을 준 장면이었다. 

NC는 원정에서 2승, 홈에서 2패하며 5차전을 맞이했다. 5차전은 5일 오후 2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NC가 써내려가는 가을 전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날 결정된다. 

▲ 창원NC파크 매진 전경 관중석 ⓒ곽혜미 기자
▲ 창원NC파크 매진 전경 관중석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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