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태수 씨를 죽인 사람은 누굴까.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7년째 미제사건으로 남은 ‘대전 송촌동 택시기사 사망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2006년 4월 11일 아침 7시 24분, 대전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한다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새벽 5시면 귀가하던 남편이 연락도 되지 않고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신고자인 아내는 불과 3분 후 경찰로부터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됐다. 그사이 다른 신고가 접수됐는데, 집에서 7km 떨어진 송촌동에서 발견된 남편의 택시에서 남편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것.
사망자 김태수(사망 당시 56세) 씨의 차량은 송촌동의 인적 드문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발견됐다. 해당 차량은 덤프트럭을 들이받은 채였고, 시동과 헤드라이트도 켜져 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로 의심됐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사망한 김태수씨가 발견되면서 이는 사망사건으로 전환됐다. 차 안에는 혈흔이 낭자했고 부검 결과 태수씨는 28군데를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택시 안의 미터기를 통해 새벽 4시27분경 마지막으로 탑승한 인물이 범인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태수씨의 지갑 속 현금은 그대로였고 얼굴 쪽을 집중적으로 찔렸다는 점에서 면식이 있고 원한을 품은 자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다.
쉽게 잡힐 거라고 생각한 범인의 흔적은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던 중 태수씨가 누워있던 뒷좌석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10cm의 부러진 칼과 혈흔 위에 찍힌 족적이 발견됐다. 족적은 태수씨의 신발과 달랐기 때문에 범인의 족적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250~260mm의 족적 크기에 따라 범인을 170cm의 성인 남성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태수씨는 180cm가 넘는 우람한 체격이었다. 과연 두 사람 사이에 몸싸움이 가능했을 것인지, 또 태수씨가 뒷자리까지 이동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
동료들은 태수씨가 화물차와 부딪힌 뒤 뒷좌석으로 이동한 것이 의문이라고 했다. 특히 당시 차량은 조수석과 그 뒷좌석의 문이 열리지 않도록 화물차와 바짝 붙어 있는 상태였다. 뒷좌석은 안에서 열 수 없는 구조였기에 차에서 나올 수 있었던 사람은 태수씨 뿐이었다.
동료들은 “뭔가의 이유로 시비가 붙어서 못 도망 가게 하려고 그렇게 차를 세운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이후 태수씨가 뒷자리로 가서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칼이 등장했고, 범인은 벗어나기 위해 얼굴 위주로 흉기를 썼다면 면식범이 아니어도 그러한 상처가 설명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특히 태수씨에게 남은 상처는 치명상이 없었다. 항거불능의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태수씨는 뒷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과다출혈도 사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상처가 없는 어깨에 남은 혈흔과 의자에 찍힌 족적을 주목했다. 범인이 태수씨 위에 올라타 항거불능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라고 봤다.
당시 운행되고 있던 미터기에서 뜻밖의 정황이 나왔다. 범인과 직전의 손님 사이의 승하차 간격이 단 16초라는 것. 이를 토대로 경찰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탈 수 있는 곳, 또한 탑승지에서 3.4km를 운행할 수 있는 곳 16곳을 추렸다.
또한 해당 미터기에 남은 속도와 도로 상태를 비교해 주행 경로를 추적했다. 다만 해당 기계는 최대 6시간이 저장되는데, 사고 이후 미터기가 꺼지지 않으면서 범인이 탑승 당시의 기록은 단 4분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태수씨가 중리 네거리를 지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택시가 갔을 거라고 추정되는 11번부터 14번 지점까지 에워싸고 있는 것은 대전 동구 삼성동 가양동 일대였다. 해당 장소는 2006년에도 있었던 작은 술집들이 자리한 곳이었다.
미제 사건수사팀 박종수 팀장은 범인이었던 16번 손님과 16초 차이로 하차한 15번 손님에 대해 “그 당시 목격했다면 인상착의, 나잇대, 체격 그 정도만 알려줘도 큰 도움이 된다. 용의 선상에 있는 이들을 줄일 수 있다”라며 제보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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