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가 ‘해치백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시장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자유분방하고 본인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하는 ‘틈새 해치백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9년 만에 풀체인지로 돌아온 308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3일 푸조 308을 마주했다. 시승 차량은 308 GT. 청록빛의 쨍한 색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외관은 전면에서 후면으로 갈수록 도톰해지는 전형적인 해치백 디자인이다. 루프 라인을 뒤로 갈수록 낮아지게 해 해치백의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308 GT의 전면부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그릴 한가운데에서는 사자 머리를 형상화한 푸조의 새로운 엠블럼을 볼 수 있다. 양옆에서는 날카롭게 조각된 듯한 헤드램프와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이 시선을 끈다.
길게 빠진 옆선을 따라 후면부로 시선을 돌리면 사자의 발톱을 연상케하는 LED 테일램프가 위치한다. 테일램프를 감싸고 있는 스모크 글라스는 자동차를 더욱 넓어보이게 했다. 308 GT 전장은 4380mm,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30mm, 1455mm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D컷 스티어링 휠은 푸조만의 개성을 강조했다. 그 뒤로는 직관적인 대시보드와 10인치 터치 스크린이 자리한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활용하면 터치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다.
자리를 2열로 옮겨 앉아봤다. 레그룸은 키 167cm의 여성이 앉았을 때 기준으로 손가락 하나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2열은 시트를 접었을 때 활용도가 더 커보였다.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이 최대 1323리터까지 확장된다. 스키나 낚싯대처럼 긴 물건을 적재하기도 충분해 보였다.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시승은 서울 사당역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약 200km 코스에서 진행됐다. 속도감과 승차감, 연비 등을 고루 살필 수 있는 여정이었다.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속도를 내봤다. 디젤 모델인 만큼 달리는 힘을 기대해봤다. 308 GT는 서서히 힘을 받았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일정 수준으로 탄력을 받자 치고 나가는 힘이 나쁘지 않았다. 시승 차량에는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131마력.
가속의 아쉬움은 연비로 보상됐다. 고속 주행 시 공인연비는 리터당 19.6km를 기록, 실제 주행해 보니 20km까지도 쉽게 도달했다. 308 GT 복합 공인연비는 리터당 17.2km.
진가는 코너 주행에서 나타났다. 스티어링 휠을 움직이는 대로 차량이 반응했다. 코너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순간은 물론이고 차선 변경할 때도 민첩했다. 노면에서의 승차감도 합격점이다. 애당초 프랑스의 울퉁불퉁한 도로를 견디게끔 만들어진 차량이다.
디자인과 연비 등을 봤을 때 기존의 세단과 SUV 외의 다른 차량을 찾고있는 소비자라면 308 GT를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올해까지는 디젤 단일 모델로 판매된다.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등이 수입돼 보다 선택지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308 GT 판매가격은 4200만원대, 얼루어(Allure) 트림은 3600만원대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