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KIF)이 6일 은행회관에서 주최한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의 종합토론 모습. / 사진= 한국금융신문(2023.11.06)
금융위 “금리, 내년 중요한 변수…고금리 장기화에 체력전으로 갈 것” [금융연구원 2024 전망]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당국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올해도 금리이고, 내년도 금리다.”
금융당국은 내년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체력전이 본격화 될 것으로 판단했다.
김성준 금융위원회 금융시장분석과장은 6일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주최한 ‘2023년 금융동향과 2024년 전망 세미나’ 종합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당국에서 김성준 과장을 비롯, 김영훈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그리고 민간 전문가로 권효성 블룸버그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 박석길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필상 미래에셋글로벌인베스트먼트 아시아·퍼시픽리서치 헤드(영상)가 참석했다.
김성준 과장은 “작년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경제 주체가 적응을 마치지 못하면서 단기시장경색 등이 나타났으나 올해는 금리인상이 확인되면서 적응하고 상당히 맞췄다”며 “고금리 지속으로 약간 체력전으로 넘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이 그러한 사례라고 짚은 김성준 과장은 “내년에도 이렇게 고금리를 유지하고,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되어도 (금리가) 많이 안 떨어질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며 “저희 (당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도 봐야 하니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내년에 체력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과장은 “한계기업, 취약차주 연체 등이 우려되며,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고 구조조정 할 지가 저희에게 과제가 될 것”이라며 “금리가 높아지고 경제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에 저금리 상황과 다르고, 저희 목표는 시장 안정 차원에서 생각치 못한 이벤트가 국내 취약 요인과 만나 증폭되지 않도록 하는 것, 시스템에 어떻게 퍼져나갈 것인 지, 충격과 심리를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제시했다.
가계부채 문제가 일부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짚기도 했다. 김성준 과장은 “상환능력 범위 내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정부의 대전제 가운데, 민간소비 제약 요인이 되거나, 금리가 올라 대출 건전성 문제가 될 수 있거나 할 수 있어서 심도있게 모니터링한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를 주시하나,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해 다소 과대평가된 면도 있는데, 매월의 숫자보다는 전체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양상에 포커스(초점)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김성준 과장은 “단기간 해결될 수 없고, 장기간 연착륙해야 하는” 문제라고 짚었다.
원칙은 사업성을 기준으로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업장을 최대한 지원해서 살리고, 그렇지 않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은 최대한 시장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을 적게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김성준 과장은 “PF는 무조건 살리거나, 무질서하게 넘어지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순간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제 주체가 적응할 수 있는 속도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부채에 대해서는 단순히 규모(size)보다 효율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냈다. 김성준 과장은 “생산적 투자로만 연결된다면 기업부채 자체에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기업부채는 가계부채와 달리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준 과장은 “고금리 장기화를 경제 주체가 모두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업무계획, 가계는 새로운 부채 조달 때 의사결정에 반영해 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당부했다.
피벗 시점은 성장률,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근거하지만, 내년 3분기께로 모아졌다. 박석길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 전망 경로상 내년 3분기 연준, 한은 금리 변동이 예상된다”고 했고, 권효성 블룸버그 한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거의 비슷하다”며 “당초 예상보다 미국 경제가 아주 좋은데, 내년에는 경기둔화(리세션) 가고 금리인하 시점은 2분기보다 좀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에 대해서 개선 요인이 있다고 봤다.
박석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중국이 내년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수출 중심 한국경제 성장률이 높을 수 있나 질문이 나오는데, IT 경기가 완만하지만 회복기조라는 전제, 수출이 내년에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리고 통화정책 전이 속도가 한국은 대부분 변동금리 돼있어서 역풍이 미국 등 다른 선진국 대비 빨리 왔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단기적으로 한국 수출에 도전적 요인이 있다고 지목됐다.
중국 경제 관련 설명한 이필상 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아시아·퍼시픽리서치 헤드는 “한국의 3대 수출 반도체, 자동차/부품, 석유화학을 보면, 반도체는 중국과 다르고 경기도 바닥 찍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하는데, 자동차는 중국이 지난 몇년 사이 자동차 수출국가로 전환됐고, 전기차만 해도 전 세계가 중국에 팔기가 어려워지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석유화학도 중국이 레벨업 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필상 헤드는 “장기적으로 보면 좋다”며 “왜냐하면 중국이 구조조정을 통해서 달성될 수 있는 결과가 과잉 공급을 없애는 것으로, 중국이 소비중심 경제로 가는 전제이기 때문”이라고 제시했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도 “내년 경제정책 운용의 키포인트는 반도체로 인한 수출, 외국인 내수 회복 지원, 그리고 고유가 지속 기간 등 대외여건 등 변수”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관련해서도 반도체주 부상을 짚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 시장금리가 쉽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 않고, 그래서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 자체는 크게 개선 되기는 어렵다”며 “올해 이익이 줄어든 기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반도체 산업 물량 회복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유종우 센터장은 “적어도 상반기는 주식보다 채권이 매력적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이례적인 시기를 맞닥뜨리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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