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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매일밤 12시]저는 토트넘을 증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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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로만 아브라모비치. 그는 첼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단주로 찬양받고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 출신 석유 재벌로 2003년 첼시를 인수했다. 이후 첼시의 운명은 바뀌었다. 첼시의 ‘황금기’가 시작됐다. 그저 그런 팀 첼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강이 됐고, 유럽 정상을 정복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과감한 투자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그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첼시를 발전시켰다. 첼시의 황금기를 만든 1등 공신이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첼시를 매각하고 떠나야 했다. 19년 동안 첼시를 이끈 구단주의 역할은 그렇게 끝났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유독 싫어하는 EPL 클럽이 있었다. 싫어하고 미워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그가 ‘증오’하는 구단이었다. 바로 토트넘이다.

영국의 수도인 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들은 모두 EPL 라이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EPL을 대표하는 강호라면 라이벌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첼시, 아스널, 토트넘 등이 대표적인 런던 연고 클럽. 그리고 웨스트햄, 풀럼 등도 있다. 그런데 유독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토트넘을 향한 적대적 감정이 살아 있었다.

토트넘을 증오했기에, 토트넘과 선수 거래도 거부했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였다. 그가 얼마나 토트넘을 미워했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첼시 집권 19년 동안 첼시에서 토트넘으로 다이렉트로 이적한 선수는 단 1명.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첼시에서 활약한 골키퍼 카를로 쿠디니치였다. 그는 2009년 토트넘으로 이적에 성공했다. 이 경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토트넘으로 이적할 수 있는 최초의 필드 플레이어도 있었다. 하지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 주인공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첼시의 공격수로 뛰었던 칼튼 콜이다.

그는 토트넘으로 가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심지어 메디컬테스트까지 받았다. 그렇지만 ‘절대 권력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콜은 결국 토트넘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첼시 시절 울버햄튼, 찰튼, 아스톤 빌라 등 임대를 다녔고, 2006년 웨스트햄으로 이적했다. 콜은 이렇게 기억했다.

“나는 토트넘 합류 직전이었다. 메디컬테스트도 끝났다. 그런데 아브라모비치가 그 사실을 알았다. 아브라모비치가 나에게 토트넘에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나는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가야 했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는 첼시로 돌아와야 한다. 토트넘과 함께 하지 못할 것이다. 절대 토트넘으로 갈 수 없다. 나는 토트넘과 어떤 거래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반대로 토트넘으로 가지는 못했지만, 웨스트햄으로 간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콜과 웨스트햄은 너무도 잘 맞았고, 그는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웨스트햄의 전설이 됐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칼튼 콜.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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