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더해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에 고금리 부담은 잦아들 수 있만 여전히 대내외 변동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또 금리 상승세가 꺾인다면 채권 가격은 높아져 채권 투자에 대한 안정성도 부각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kg은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13% 상승했다. 올해 지속된 고금리에도 금값이 오른 건 하반기 들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양호하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은 상승률이 11.87%로 높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상승률도 6.7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ODEX 골드선물(H)’은 5.90%, ‘TIGER 골드선물(H)’은 5.54%다.
지수에 투자하는 ‘KODEX 코스피’의 경우 상승률이 2.31%로 비교적 저조하다. ‘TIGER 코스피’ 역시 상승률이 2.48%에 그쳤다. ‘TIGER 코스피대형주’의 경우도 3.65%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가치가 보장되는 안전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금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상승하는 시기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가치가 유지되는 금 투자 수요가 높아진다.
전쟁으로 인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정세는 금 투자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잦아든다면 안전자산의 선호심리는 약화될 전망이다. 반대로 중동 전쟁이 확대되면 금 수요가 늘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무력 충돌로 한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1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소위 ‘저항의 축’이 개입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시인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또 지난 4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가 최근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확전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식적으로 이란 정부는 이번 전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금은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보다 중동 지역의 정세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이 가자 진입을 언급하는 등 교전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확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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