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31일에 있었던 독도 중앙119 구조헬기 추락사고의 보고서가 오늘 공개됨.
사고자체에 대해서 처음 듣는 군붕이에게 대충 알려주자면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조업 중이던 어선에서 발생한 환자를 독도에서 태우고 이륙하던 중
고도를 올리지 못하고 추락하여 탑승자 7명 전원이 사망, 실종된 사고임.
사고 직후에 올라왔던 뉴스들은 기체결함을 뉘앙스로 밀고 있었으나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인재인 것으로 결론남
아래는 보고서 내용 중 일부만 추려서 정리한것임
보고서 자체는 한국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홈페이지 가면 받을 수 있으니 궁금한 군붕이는 가서 볼 것
사건의 진행
20:50 독도경비대, 88 대왕호에서 환자 발생으로 인한 구조요청 어선망 무전으로 접수
21:05 독도경비대장, 경북 119상황실, 해경상황실, 경북경찰청 상황실에 신고 및 헬기 이송 요청
21:13 중앙119구조본부 상황실에 선원의 손가락 절단으로 헬기 응급이송이 필요하다는 요청 접수
21:14 상황실, 영남 1호기(사고기)에 출동 지령
비슷한 시각 독도경비대는 헬기 가용 가능 통보를 받고 환자와 보호자를 경비대 청사 식당으로 이동시켜 대기
21:33 사고기, 대구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본부 헬기장에서 이륙
22:49 사고기, 울릉도 해군 헬기장에서 중간 연료 보급
22:57 사고기, 재이륙 후 독도로 비행
23:17 사고기, 독도 헬기장 1차 접근 중 복행
23:22 사고기, 2차 접근 후 독도 헬기장 착륙, 환자 탑승
23:24 사고기, 부양 후 180도 우 선회하여 이륙 준비
이후 남쪽으로 이륙하였으며 14초동안 486m 비행 후 추락
23:25 경비대원, 추락 인지 후 경비대 상황실에 보고
경비대장, 경북소방 119 상황실에 추락상황 보고
경비부대장, 대원들과 고무보트로 30분간 수색하였으나 보트가 거의 뒤집힐 정도로 파고가 높아 위험해 철수
23:27 소방철 119 종합상황실 소방헬기 출동 지시 및 타기관 수색구조 협조 요청
보고서에서 결론지은 사고의 주 원인은 기장의 비행 착각임
이유는 아래와 같음
1. 발견된 기체 결함 없음 : 인양한 잔해들을 프랑스사고조사당국과 에어버스, 사프란과 함께 조사한 결과 문제점이 없었음
여러 변형이나 부식이 있긴 했지만 이는 사고당시 충격과 이후 해수에 장기간 잠겨있어서 생긴 것들이었고 이런 것들을 제외하였을 때
추락 이전 조종에 영향을 주었을만한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음.
※ 이전에 생긴 변형과 부식이었다면 절단면이나 부식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사고로 인한 것인지 알 수 있음
2. 당일 기상 상황 양호 : 당일 천리안 위성 촬영 사진, 독도경비대원 증언에 따르면 당일 시계 상태는 양호했음
또한 바람이 불긴 했지만 조종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었음
3. 비행착각 정황 음성녹음들
독도에 1차 접근하는 과정에서 기장이 비행 착각을 일으켰음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다수 발견됨
부기장: ”고도 1,100ft에서 500ft, 200ft 강하, Power Check” → 기장이 고도를 확인하지 못하여 급강하
기장: “Power가 왜 이렇게 많이 먹어”, 이후 기내 ‘Gong” 경고음 → 고도 유지에 어려움을 느낌
※ Gong 경고음: 출력을 한계치 가까이 높였음을 경고하는 경고음
기장: “고도가 너무 높다. 왼쪽으로 돈다. 어지럽다” → 이후로도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발언 여러차례
밤이라 시계가 제한되는 와중에 주변에는 너무 밝은 독도의 등대와 어선 불빛과 같은 빛이 현기증을 유발, 고도 착각이 증대된 것으로 추정
기장: “뱅크가 왜 이러지?”
부기장: ”뱅크 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기장님“
해당 발언 중 헬기는 정상적인 수평 비행 중이었음 → 기장이 순간 시각적 착각에 진입하였다는 것을 의미
이후 복행 중에도 부기장도 순간 어지러움을 느꼈다는 발언을 함
4. 기장의 수면 부족
기장은 원래 야간근무만 예정되어있었으나 주간근무자의 출장으로 24시간 대기를 했던 상황이었음.
기장은 대구기지를 이륙하고 1시간이 경과한 이후부터 졸린다고 언급하기 시작하였고, 비행 중에 3번이나 피곤하다고 부기장에게 말함
5. 야간 해상비행 실적 미비
기장의 2019년도 야간비행은 총 9차례였으나 이 중 해상 비행 실적은 없었음.
부기장은 2019년도에 11차례 야간비행을 실시하였고 1차례 해상 야간비행을 실시하였음.
추가로 독도 비행 경험은 기장은 군 조종사 시절 2차례 주간 독도 비행경험이 다였고 부기장은 아예 없었음.
6. 미흡한 CRM
기장이 독도로 1차 접근 중에 고도유지를 하지 못하자 정비사는 기장에게“왜이래, 왜이래”라고 크게 외침
이륙을 위한 제자리비행 중에도 항공기가 밀리자 정비사가 “좌로, 좌로“ 라고 큰소리로 소리침
→ 기장에게 긴장 상태를 유발, 주의력 분산
7. 이륙 전 준비 미흡
독도에서 환자가 탑승하자 별도의 준비사항 복명복창 없이 이륙
(원래는 이륙 방향, 자동 비행장치 설정 등에 관한 상호 브리핑을 하여야함)
8. 조명 변화
헬기가 이륙하면서 방향을 잡기 위해 180도 회전을 하였는데 밝은 방향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어두운 방향을 보게 되면서
어두움에 눈이 적응을 할 시간이 부족했음 → 시계로 고도 확인 불가
9. 자동조종장치 조작 실수
기장은 이륙시 습관적으로 고어라운드 모드(이하 GA)를 사용한다는 동료 조종사들의 진술이 있었음.
당일 다른 이륙 기록에도 GA의 사용이 나타나는데 특이하게 독도 이륙시에만은 GA가 사용되지 않았음.
이는 기장의 착각으로 보여지며 기장은 이후 이를 알아차리고 부기장에게 ALT.A의 사용을 지시하였으나 시기는 이미 늦었음
또한 비행기록에는 ALT.A가 아닌 ALT 버튼이 눌러진것으로 확인됨(부기장의 실수로 추정)
ALT 버튼이 눌러진 시기는 추락 5초 전이었으며 이때는 이미 기체의 하강률이 너무 높아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하를 멈출 수 없었음.
※고어라운드 모드(GA): 지정된 수직속도와 항공기 속도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모드
※ALT.A: 지정된 고도까지 상승또는 하강하고 유지하는 모드
※ALT: 현재 고도를 유지하는 모드
결과: 추락
헬기는 헬기장에서 부양하여 이륙준비를 위해 180도 회전하였으나 밝은 곳에서 갑작스럽게 어두운 방향을 보게 되면서 고도 인식에 어려움을 겪음
기장은 GA를 사용중이라 착각하고 충분한 고도를 얻었다고 생각, 조종간을 전방으로 밀었고 고도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히 속도가 증가되자 점차 기체는 강하하게 됨.
뒤늦게나마 GA가 전개되지 않았다는걸 알게된 기장은 부기장에게 ALT.A 사용을 지시했으나 미상의 이유로 ALT가 눌림.
이후 음성녹음으로 ”Gong, Gong, Gong“ 경고음이 청취되었고
후방석 정비사가 ”고개 들어.”, 부기장은 ”고도, 고도, 고도..“라고소리쳤음
동시에 ”Don’t sink, Warning Terrain“의 경고음이 청취 되면서 기체는 125kts의 속도와 -.1360ft/min의 강하율로 수면과 충돌했음.
당시 가속도는 약 54.54G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
비상부유장치는 작동 하기도 전에 완전히 파괴되었고 기체 전방부위가 압착되면서 탑승객들의 생존은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됨
기타 문제점
1. 독도 헬기장 등화 상태 불량
독도 헬기장 등화 일부가 작동이 안됨. 사고기가 1차 접근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 중 하나로 추정.
2. 헬기장 운영 미숙
당시 헬기와 무전을 한 인원은 레이다 탐지 특기 대원으로 항공관련 경험이나 관제에 대한 교육 이수 경험이 전무했음.
1차 접근 당시 기장은 독도 등대의 불빛을 독도의 비콘라이트라 착각하여 너무 밝으니 꺼달라고 말했으나 대원은 이를 헬기장 등화로 이해하고
헬기장 등화 전체를 소등하여 혼란을 발생시킬뻔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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