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뒤 도주했다가 붙잡힌 김길수(36)가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도주를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전세보증금을 받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9시25분께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 한 공중전화부스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된 김씨는 구치소 인계 전 기초 조사에서 “병원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우발적으로 뛰어서 도주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또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 부분을 삼킨 것에 대해서는 “밥을 먹다가 숟가락이 갑자기 부러졌는데 교도소에 가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 삼켰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우발적으로 도주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지난달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되기 전 자신이 소유한 집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데, 계약 잔금 1억5000만원이 오는 10일 지급될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구치소에 수감돼 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도주를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김씨 명의 임대차 계약은 인천과 서울의 다세대주택 각 1채씩으로, 올해 계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수가 지속해서 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지는 않지만, 잔금을 확보하면 추후 변호사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계약 잔금이 도주에 동기를 부여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4시께 김씨의 신병을 구치소로 넘긴 경찰은 김씨의 도주 계획성을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계약 등 더 자세히 확인할 부분이 있다”면서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치소 접견 방식으로 김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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