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나는 이적한 지 2주 만에 이미 부상을 입었고, 완전 이적이 이뤄지길 원했기 때문에 고통을 이겨내려고 했다.”
미드필더 마르셀 자비처가 어쩌면 지금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아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자비처가 지난 시즌 회상하며 자신의 완전 이적이 실패한 이유를 밝혔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자비처는 2014년 RB 라이프치히와 정식 계약을 맺으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5-2016시즌 라이프치히가 1부리그 승격을 확정하며 자비처는 꿈에 그리던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2016-2017시즌부터 자비처는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펼쳤다. 미드필더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궂은 일을 도맡아서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그 결과 라이프치히는 승격 첫 해 반란을 일으켰다.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하게 된 것. 비록 바이에른 뮌헨과 승점 15점 차이를 보이기는 했지만, 도르트문트와 뮌헨의 2파전 독주 체제를 깨버렸다.
자비처는 2020-2021시즌 라이프치히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기존 주장이었던 빌리 오르반이 부상으로 2019-2020시즌을 날리자 주장직을 넘겨받게 된 것이다. 자비처는 주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리그 8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신형 엔진으로 자리잡았다.
뮌헨은 그런 자비처를 두고 볼 수 없었다. 독일 최고의 팀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 보강을 원했던 뮌헨의 레이더에 자비처가 포착됐다. 자비처 역시 분데스리가 우승을 원했기에 라이프치히를 떠나 뮌헨 합류를 원하고 있었다.
결국 꿈에 그리던 뮌헨에 합류했고, 자비처는 2021-202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러나 자비처의 뮌헨에서 첫 시즌은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비처는 시즌 막판 유망주였던 자말 무시알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는 등 굴욕을 당하고 말았다.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라이언 흐라번베르흐와 콘라트 라이머가 영입되며 자비처는 주전으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맞이한 겨울 이적시장. 이때 맨유가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부상으로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했다.
결국 경기에 나서길 원했던 자비처는 임대 이적을 통해 시즌 중반 맨유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맨유 최초의 오스트리아 선수가 됐다. 맨유에 합류한 자비처는 즉전감으로 분류되며 곧바로 경기에 투입됐다.
지난 2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는 교체 투입되며 맨유에 합류하자마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자비처는 경기장에 들어서면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딱히 경기에서 부진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다.
총 18경기에 나서 3골 1도움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에 완전 영입되는 것을 희망했고, 맨유 팬들도 완전 이적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당한 부상 때문일까. 잦은 부상으로 맨유는 완전 영입을 포기했다. 물론 높은 주급과 이적료도 문제가 됐다.
자비처는 ‘디 애슬레틱’을 통해 자신이 맨유와 완전 이적 계약을 맺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UtdDistrict’는 7일(이하 한국시각) ”자비처는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를 통해 맨유에 잔류하고 싶다고 인정했지만, 무릎 부상과 다른 요인으로 인해 이적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자비처는 자신이 이적한지 2주 만에 부상을 입었고, 완전 이적이 이뤄지기 원했기 때문에 그 고통을 이겨내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수술을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자비처는 올 시즌 뮌헨의 라이벌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다. 자비처는 ”나는 현재 도르트문트에서 행복하며 올바른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 클럽 전체의 지지를 느끼고 있다. 좋은 성과를 위해서는 그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텐 하흐 감독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텐 하흐 감독은 분명히 좋은 지도자다. 나는 그의 밑에서 축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텐 하흐 감독은 굉장히 솔직하다. 내 경기력이 안 좋았을 때 몇 가지 상황을 보여주며 피드백을 제시했다. 나는 이 부분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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