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 오픈
60만 유닛 서버 수용…국내 최대 수준
로봇 시스템 통해 운영효율 극대화
공조 시스템 고도화로 전력효율 늘려
“2023년 현재가 아닌 10년 이상의 미래를 보고 ‘각 세종’의 부지와 건물, 인프라를 설계했다. 각 세종은 네이버뿐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산업의 엔진이 될 것이다.”(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는 지난 6일 세종특별자치시에 위치한 네이버의 두 번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본격적인 가동을 알렸다. 이날 각 세종 오픈식에 참석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가 지난 10년간 지속해온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데이터의 소중함과 인프라의 중요성을 대한민국에서 처음 깨달은 회사”라며 “10년 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첫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지었고, 이후 10년간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와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와 각 세종을 짓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각 세종은 규모와 부지의 방대함을 넘어 고사양 서버를 관리하는 요즘 시대에 맞춰 인프라 운영기술을 긴밀하게 융합한 것이 큰 특징”이라며 “자율주행차, 로봇 등 네이버의 기술력이 결합돼 많은 시너지를 보여줄 뿐 아니라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이어)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대표는 “각이라는 이름은 팔만대장경이라는 데이터를 훼손 없이 수백년간 지켜온 장경각의 과학기술을 다고자 하는 우리의 포부를 담은 이름”이라며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수백명의 전문가들을 통해 진심으로 다해서 지었고, 21세기 장경각이 될 수 있도록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각 세종은 지난 2013년 오픈한 각 춘천을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운영한 노하우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자율주행 등 네이버의 첨단 기술 역량이 결집된 데이터센터로, 10만대 이상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인 하이퍼스케일로 지어졌다.
축구장 41개 크기인 29만4000제곱미터(㎡) 부지 위에 자리잡은 각 세종은 단일 기업의 데이터 센터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 수준인 60만 유닛(Unit, 서버의 높이 단위규격)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 전체 데이터의 약 100만배에 달하는 수준인 65엑사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수전 용량 또한 각 춘천의 6.75배인 최대 270메가와트(MW) 전력이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GPU를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하고 있으며, 슈퍼컴퓨터가 클러스터 형태로 대량 구축된 사례도 네이버가 유일하다”며 각 세종은 하이퍼클로바X 출시 이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AI B2B(기업간거래) 서비스가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 세종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하이퍼스케일로 고용량 서버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 면에서 단일기업이 가진 데이터센터로서는 아시아 최대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각 세종의 오픈된 공간은 전체 규모의 6분의 1에 수준이다. 네이버는 향후 기술 발전과 데이터 증가량에 따라 인프라와 공간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각 세종의 모든 공간은 외부 기업에 임차하는 대신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 내 국내 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자체 외부에 임차 보단 클라우드플랫폼 통해 인프라 한국 사업자사용할 수 있도록하는게 1차적 목표.
각 세종은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네이버의 신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우선 네이버랩스에서 자체 개발한 로봇 ‘세로’와 ‘가로’를 통해 서버실 운영을 100% 자동화했다. 각 세종 부지 내에 자율주행 셔틀인 알트비(ALT-B)는 각 세종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며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다.
각 세종의 모든 로봇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구축된 아크(ARCM AI·Robot·Cloud)와 아크시스템(ARM-System)은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도 로봇의 현재 위치와 경로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또 로봇의 이동과 태스크 수행을 위한 계획과 처리를 대신해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도와준다.
네이버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이번 기술수출은 시작일 뿐, 구체적인 파트너는 말할 수 없지만 사우디 안에서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조만간 승전보를 연이어 전해드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비즈니스가 사우디에서 커지면 (사우디 내) 데이터센터도 언젠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각 세종은 각 춘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들이 적용된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구축됐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공조 시스템인 나무(NAMU, NAVER Air Membrane Unit) 설비를 활용해 자연 바람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서버실을 냉각한다.
각 세종에 적용된 NAMU는 3세대 공조설비로, 각 춘천에서부터 쌓아온 10년 이상의 경험과 노하우를 반영해 세종시의 기후 변화에 맞게 직·간접 외기를 적절히 냉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서버실을 식히고 배출되는 열기를 버리지 않고 온수, 바닥 난방, 내부 도로의 스노우 멜팅 시스템에 적용해 에너지 효율까지 극대화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각 세종은 국제 친환경 건물 인증 제도인 ‘LEED’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고 점수인 95점을 받아 ‘LEED v3 Platinum’을 획득한 각 춘천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등급 획득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세종의 외벽에 친환경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등 자재부터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각 세종은 안정적인 IT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지진, 정전, 화재 등과 같은 재난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 시스템을 마련했다.
특히 지진을 대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수준의 건물에 적용하는 특등급의 내진 설계를 건물 구조체 뿐 아니라 서버랙 단위까지 전체 적용했다. 이는 일본 후쿠시마 지진 강도에 해당하는 진도9.0, 규모 7.0 수준의 지진에도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등급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최근 소버린(Sovereign) AI, 소버린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국가와 산업의 고객들을 만나는데, 네이버의 AI 기술력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규모와 안정적인 운영 역량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각 세종은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 나가는 AI·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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