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늘었는데…주가는 제자리
자사주 소각·공매도 금지에도…’심리적 악재’에 발목잡혀
“내년 네이버 외형 성장세 둔화” 분석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 연간 기준 사상 최대실적 예상, 자사주 소각. 예전 같으면 효과가 며칠은 갔을 이같은 대형 호재도 크게 힘을 받지 못한다면. 공매도란 이유라도 대고 싶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도 아니다.
지난 6일부터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까지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기업도 투자자도 공황 상태다. 투자자들 사이에 ‘심리적 악재’가 자리 잡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네이버 얘기다.
8일 오후 1시30분 현재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0.85%(1700원) 하락한 19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0만원선이 무너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네이버의 주가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네이버의 실적 성장세가 4분기에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었다.
여기에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부와 약 1억 달러(약 1350억원) 이상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약 3053억원 규모(10월30일 종가 기준)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보유한 자사의 주식을 소각해 유통주식수를 줄임으로써 주주들이 보유 중인 기존 주식의 가치는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등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전날 단기 반등했던 네이버 주가가 다시 파란불을 켜면서 그 많던 대형 호재들이 모두 죽은 뉴스가 돼버렸다. 아무리 실적이나 회사 시스템과는 별개라고 말해도 주주 이익은 바로 주식시장에서 주가로 표현된다. 주주들이 기업 가치 극대화(주가 부양)를 요구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불만은 주주 게시판을 타고 공론화되면서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기업은 CEO의 말과 행동이 실적보다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곤 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대표 취임 이후 기업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들여다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가가 오르면 “대표님”이었다가도 떨어지면 “대표X”이 되는 게 주식시장이다.
실제 최 대표가 지난해 3월 취임할 당시 53조9721억원이었던 네이버 시총은 지난 9월1일 기준 35조1885억원으로 34.8%(18조7836억원) 감소했다. 최 대표는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의 CEO다. 특히 최 대표는 지난 5월에도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이때도 네이버 주가는 반짝 상승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다 두 달 뒤에야 겨우 21만원대를 회복했다. “대표부터 책임져야 한다”, “그만 내려오세요” 등의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네이버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에 대해 투자 의견을 ‘단기 매수’, 목표 주가는 20만원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 기준 네이버의 주가는 20만5500원으로 목표주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는 “비용 통제가 지속되고 있으나 침체에 대응한 해당 전략의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며 “내년 외형 성장 둔화 전망에 따라 기존 이익 추정치 및 밸류에이션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비용 통제 지속으로 인해 내년 네이버의 외형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향후 네이버의 웹툰, 핀테크 등 신사업이 높은 성장성을 이어갈 것이라며 지금이 오히려 매수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웹툰은 고성장 적자축소를, 핀테크는 성장과 안정적 마진을 동시에 달성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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