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양현석이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혐의를 벗지 못했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의 판결이 이뤄질 것이란 추측이 있었지만 뒤집혔다. 양현석은 점차 굳어지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항고 의사’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을 나섰다. 서울고법 형사6-3부(부장판사 이의영·원종찬·박원철)는 8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외 1명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양현석에 대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방조 혐의가 적용된 YG 매니저 출신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협박과 관련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공포심을 유발할 구체적 해악 고지가 있어야 협박이 성립”되기 때문, 협박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한서희의 진술 변화가 자연스럽지 않았고, 검찰도 이와 관련한 추가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이 판단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만 재판부는 “양현석의 면담 강요 또는 위력 행사 등이 담긴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심리적 부담 및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위력 행사가 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위력 행사에 있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사회적 지휘와 경제력 등을 토대로 볼 때 한서희가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YG엔터테인먼트 대표라는 점을 이용해 진술 번복을 요구하고 이를 방조해 실제로 피해자는 진술을 번복했고, 이로 인해 (마약) 수사는 종결됐다가 재개돼 이후 처벌이 이뤄지게 됐다“라며 “수사기관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이 제약됐을 뿐만 아니라 형사 사법 기능의 중대한 법익이 상당 기간 침해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현석이 비아이의 마약 간이검사 결과에 의존해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하지 않은 점 등도 불리한 점으로 봤다. 허위 단정 근거가 없었기 때문, 허위일 가능성에 대해 양현석 역시 인식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럼에도 “다행히 (비아이에 대한) 처벌이 이뤄져 국가 형벌권 행사에 초래된 위험이 크지 않고 피해자(한서희)는 당심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라며 “피고인은 잘못된 믿음을 갖고 범행으로 나아갔던 것으로 보여 위력 행사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다”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점으로 짚었다. 재판부의 판결 관련 설명이 이어질수록 표정이 굳어진 양현석과 변호인은 유죄 판결 이후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항고 의사나, 유죄 선고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별다른 답을 주지 않았다. 양현석은 지난 2016년 8월 비아이가 마약을 구매해 흡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공익제보자인 연습생 출신 한서희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한서희는 경찰이 비아이의 마약 정황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았고 그 중심에 양현석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한서희는 이 사건을 지난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제보했고, 권익위는 2020년 관련 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비아이, 양현석 등 4명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한서희는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1심은 양현석의 발언이 한서희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범죄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서희의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점, 한서희의 진술 번복에 경찰 수사나 언론 취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한서희가 진술 번복 후 금전 등의 대가를 기대한 점 등을 토대로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징역 3년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곧 항소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류위반(보복 협박 등) 혐의에 면담 강요 등을 추가해 기소했다. 공판 내 양현석 측은 1심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다만 한서희의 태도는 바뀌었다. 한서희는 지난 8월 열린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돌연 양현석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당시 한서희는 “이 싸움을 그냥 끝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양현석의 죄를 입증하고 벌 받기를 원하기보다는 아무도 미워하고 싶지가 않다. 재판이 나 때문에 잘못되면 안 되니까 출석한 건데 진심 어린 사과만 있었으면 이 재판까지 안 왔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서희에게 의사를 번복할 수 없는 것을 알고 말하느냐며 재차 물었고, 한서희는 양현석의 처벌을 바라지 않는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한서희의 이 호소가 양현석을 무죄로 만들지는 못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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