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차량을 훔쳐 무면허로 몰고 다니다 붙잡힌 중학생이 또다시 같은 범행을 저질러 붙잡히자 결국 소년분류심사원에 넘겨졌다.
8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상습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한 제주지역 모 중학교 2학년생 A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안치했다고 밝혔다.
소년분류심사원은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재판에 앞서 위탁되는 시설이다.
A군은 지난 4일 제주시 노형동 한 상가 주차장에 키가 꽂힌 채 주차돼 있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쳐 몰고 다녔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7일 제주시 한 PC방에서 A군을 붙잡았다. 경찰은 A군이 붙잡히기 전까지 사흘간 차를 몰고 다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군은 중학교 2학년이지만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3세로 확인됐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아동·청소년인 ‘촉법소년’이다.
하지만 경찰은 A군의 재범 우려가 매우 높다고 보고 법원으로부터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A군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감호하기로 했다.
긴급동행영장이 있으면 14세 미만이더라도 소년시설에 수용할 수 있다.
A군은 앞으로 약 1개월간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지내며 심사를 거쳐 소년보호처분 등을 받게 된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잡힐 때까지 끝까지(범행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지난 9월 30일 오후 또래 1명과 제주시 노형동 주택가에 주차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훔쳐 8시간이나 몰고 다녔다. 이후 순찰차가 추격하자 시속 100km로 달아나다 철제 펜스를 들이받고 붙잡혔다.
조사 직후 부모에 인계된 A군은 이튿날인 지난달 1일 또다시 제주시 외도동 한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털이를 하려고 시도하다 적발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일당 2명과 함께 제주시 아라동 빌라에서 승용차를 훔쳤으며, 인근 오토바이 판매점에서 오토바이 3대를 훔쳐 타고 달아나는 등 최근 3개월 사이 A군이 연관된 범죄만 해도 절도 15건 등 모두 30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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