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성공한 데 이어 2주 만에 14억원의 평가차익까지 얻었다. 주가도 상승세다. 지난달 24일 대비 7% 뛰었다. 핵심 계열사인 메리츠화재 3분기 실적이 경쟁사 대비 선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데다가, 연말 배당 기대감까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은 ‘주주환원 50%’를 공약한 상태다.
올해는 김 부회장에게 의미있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통합 메리츠금융이 출범했고, IFRS17(새로운 회계제도) 도입과 맞물려 메리츠화재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김 부회장이 지난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5억원 어치를 자사주를 사들인 배경도 메리츠화재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메리츠금융 목표주가도 상향됐다. 김 부회장의 지분가치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달 3만 자사주를 매입한 이후 2주 만에 평가차익 14억원을 봤다.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3일에 걸쳐 3만 자사주를 매입하며 보유주식 수를 총 35만주로 확대했는데, 당시 만해도 지분가치가 170억원대였다. 하지만 지난 2주 간 메리츠금융 주가가 7% 뛰면서 지분 가치는 184억원으로 상승했다.
김 부회장이 올해 매수한 자사주는 총 5만6853주다. 주식 매입 당시 주가를 적용하면 각각 11억원, 14억원어치 사들였다. 이에 김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 수는 올 초 29만주에서 이날 기준 35만주으로 확대됐다.
김 부회장의 자사주 매입 행보는 실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메시지로 읽힌다. 실제로 김 부회장이 지휘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는 IFRS17 도입에 힘입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메리츠증권이 역성장하면서 메리츠화재가 핵심 캐시카우로 급부상된 셈이다. 메리츠화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839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2% 늘었다. 올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메리츠금융 주가는 지난 4월 25일 통합 지주 출범을 기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초 4만1550원이었던 주가는 4월25일 4만5600원으로 소폭 뛰었다가,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실제로 지난 9월25일 주가는 장중 52주 신고가(5만9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5만2300원이다. 메리츠화재가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고, 그룹에서도 ‘배당성향 50%’를 제시하면서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
목표주가도 상향되고 있다. 3개월 전만해도 증권사들이 분석한 적정주가 평균치가 5만 원대였지만 이달 들어 6만5000원으로 상승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영향으로 전년 대비 93% 이상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3분기 계리적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전진법을 선택했기 때문에 분기 이익은 올해 상반기 수준인 4000억원 내외에서 크게 변하진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