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가수 비아이의 마약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총괄 프로듀서)가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항소심에서 추가한 ‘면담 강요’ 혐의가 유죄로 인정받은 것.
8일 서울고법 형사6-3부(이의영 원종찬 박원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 협박·면담 강요 등) 혐의를 받는 양 전 대표에게 1심 판결이었던 무죄를 뒤집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 전 대표의 보복 협박 혐의에 관해서는 원심인 무죄 판결을 유지하면서도, 항소심 들어 검찰이 추가로 공소 제기한 ‘면담 강요’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질적 대표란 점을 이용해 소속 연예인의 마약류 범행의 진술 번복을 요구했고 실제로 번복함에 따라 내사가 종결됐다”며 “수사기관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이 제약됐을 뿐 아니라 형사사법 기능의 중대한 사회적 법익이 상당 기간 침해돼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2019년 공익신고 이후 수사 재개로) 비아이의 처벌이 이뤄졌고 피해자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양 전 대표는 비아이가 마약류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잘못된 믿음 아래 범행한 것으로 보여 위력 행사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양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8월 마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그룹 아이콘 멤버 비아이(김한빈)의 마약 구매 혐의를 진술하자,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너 하나 없애는 건 일도 아니다”라며 한서희를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비아이는 2021년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당시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혐의로 양 전 대표를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양 전 대표의 발언이 한서희에게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충분한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2심에서 면담강요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검찰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제보자를 사옥에 불러 번복을 요구한 것은 위력 행사에 해당한다”며 양 전 대표에 유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양 전 대표는 이날 선고 직후 “면담강요 유죄에 상고할 계획인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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