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간간부 인사 후 검찰을 떠난 중간간부급 검사들의 변호사 개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수·기획·공안 등 전문 분야별로 행보가 갈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부패, 금융·증권 등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은 서초동 ‘단독개업’이나 ‘중소로펌’ 행을 택하고 공안·기획통 검사들은 ‘대형로펌 선호’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7일 법률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 서인선(49·사법연수원 31기) 전 서울북부지검 인권보호관을 영입했다. 서 전 인권보호관은 앞서 9월 중간간부 인사 발표 이후 사직했다. 기획통으로 분류되는 고필형(49·31기) 전 김천지청장도 최근 김앤장에 입사했다. 기획통으로 알려진 박지영(53·29기) 전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택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노동법이 발전하면서 로펌의 기획·공안통 영입전이 치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기업 총수가 수사선상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는데, 이 경우 포괄적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개인 변호사보다 대형로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형로펌의 공안통 검사 수요가 높아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반면 특수 수사 경험이 풍부한 특수통들은 서초동 개업을 선택했다.
서초동에 자리잡은 특수통 검사 중에는 지난해 법무법인 율우 대표변호사로 합류한 박성훈(51·31기) 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장, 같은 로펌의 박순배(49·33기)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 등이 있다. 9월 인사 이후 검찰을 떠나 서울 역삼동 소재 법무법인 백현 대표변호사로 이직한 김도균(50·29기) 전 부산고검 검사도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를 거친 특수통이다.
특수 수사 분야는 다른 전문 분야보다 사건이 다양하고 사건 수임 시 단가도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특수통 검사는 서초동 개업을 선호한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더 많아져 특수통 검사들의 먹거리가 늘어난 점도 서초동 개업의 이점으로 꼽힌다.
한편 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기업 진출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로펌에서 변호사로 1~2년 정도 이력을 쌓은 뒤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식이다. 일례로 지난해 김앤장에 입사했던 부장검사급 변호사 3명 중 2명이 최근 기업으로 이직했다. 권상대(47·32기) 전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삼성 SDS 법무팀 임원으로, 이혜은(48·33기) 전 서울중앙지검 공보관은 쿠팡 임원진으로 합류했다. 같은 해 김앤장에 입사했던 민병권(47·34기) 전 원주지청 부장검사는 특수 수사 경험을 살려 서초동 소재의 법무법인 인월 대표변호사로 이직했다.
이 밖에 최청호(47·35기) 전 밀양지청장이 법무법인 광장 입사 후 5개월 만에 삼성전자 법무실 임원으로, 서동범(46·39기) 전 부산지검 동부지청 검사도 광장 입사 1년 만인 올해 3월 한화솔루션 컴플라이언스 실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박선정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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