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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기차 운전한 구광모…사업 판짜고 속전속결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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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와 LG그룹이 탄탄한 전기자동차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구광모 ㈜LG 대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영향이 컸다는 말이 나온다. LG전자가 인포테인먼트-파워트레인-조명시스템-충전기로 이어지는 4개 공급망을 확보하고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셀), LG이노텍(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부품),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관계사가 힘을 보태는 촘촘한 시스템을 확보한 것은 구 대표 이하 그룹 경영진이 발 빠르게 경영전략을 세우고 인수합병(M&A)과 합작사 설립 작업에 나선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구 대표가 2018년 6월 그룹 회장에 오른 지 4년4개월 만에 2조5000여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관련 업체 4곳을 인수하고 1곳과 합작사를 차렸다. 인수 속도는 빨랐고 투자 금액은 컸다. 먼저 ㈜LG와 LG전자는 오스트리아 발광다이오드(LED) 차량용 조명시스템 업체 ZKW를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LG전자가 70%, LG가 30% 지분을 확보했다. 2년 뒤인 2020년 12월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1조원 규모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세웠다. 마그나가 독일 보쉬 일본 덴소에 이은 세계 3위 차 부품사라는 점, 애플 전기차 사업 프로젝트 ‘타이탄’ 핵심 협력사였다는 점에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세상의 관심을 끌었다.

또 2021년 9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을 1000억원에 인수했다. 다음해인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업체 2곳을 사들였다. 6월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100억원에, 12월 스필을 23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하이비차저 인수에는 LG전자(60%)뿐 아니라 GS에너지(36%), GS네오텍(4%)도 참여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조명-충전기’ 3개 공급망을 4년여 만에 확보한 것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LG전자 VS(전장) 사업본부가 주도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웹OS 콘텐츠 플랫폼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고객은 제네시스 안에서 LG 스마트 TV의 운영 체계로 개발한 웹OS 탑재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LG전자 외에도 배터리 셀(LG에너지솔루션), 부품(LG이노텍),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는 관계사들이 버티고 있다. 증설과 수주 영업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LG그룹 전기차 사업이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구 대표 취임 후 그룹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그룹은 구 대표 역할이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라고 발표했다. 구 대표가 구상을 하면 경영진이 이를 일사불란하게 집행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이야기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에 기타 비상무이사로 들어가 있다. 구 대표, 권 부회장은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 사장, 은석현 LG전자 VS본부장 부사장과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LG는 매출, 수주, 수익성 모두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LG전자 VS본부는 올해 ‘연 매출 10조원·연말 수주잔고 10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3년 출범 후 2015년 4분기 제외 2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가 작년 2분기 26분기 만에 처음 흑자전환한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LG전자 VS본부는 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4~6%까지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차 부품 업체 평균치인 3%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흑자전환한 지 1년여 만에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는 이야기다. 김주용 LG전자 VS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중장기적으로 미드 싱글 디짓(4~6%) 이상 수익성을 낼 계획”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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