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추락 등으로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가 10년 사이 약 20% 줄었지만, 자해·자살로 인한 손상 환자는 2배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20대 자해·자살 시도자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8일 지난해 손상으로 인해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2022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23곳 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 환자는 총 19만3384명으로 2012년(24만6917명) 대비 21.7% 감소했다. 지난해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3만788명(15.9%), 사망한 환자는 2613명(1.4%)이었다. 손상 환자는 남자가 57.5%로 여자(42.5%)보다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0~9세 18.6%, 70세 이상 15.0%, 20~29세 13.2%, 50~59세 12.1% 등 순으로 나타났다.
주요 손상 기전으로 추락·낙상 사고(36.8%)가 1위를 차지했다. 부딪힘(19.5%)과 운수사고(13.5%) 등이 뒤를 이었다.
운수사고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할 때 환자 수가 약 40%(4만3001명→2만6173명) 감소했다. 가장 빈번한 차량 사고 비중이 2012년 48.8%에서 지난해 35.8%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사회변화에 따라 오토바이 사고 비중은 2012년 12.3%에서 지난해 17.1%로, 전동킥보드 등 신 육상운송수단 비중은 같은 기간 0.3%에서 7.5%로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추락·낙상사고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60대 이상 환자 비율은 2012년 23.9%에서 지난해 42.9%까지 뛰었다. 이 때문에 추락·낙상으로 인한 입원, 사망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낙상의 경우 대부분 집(45.1%)에서 발생했고 세부적으로 거실(17.6%), 계단(16.2%), 화장실(15.3%) 등에서 다쳤다.
자해·자살 환자는 10년 새 2배 가까이 많아졌다. 2012년엔 5375명이었으나 지난해 9813명으로 늘었다. 특히 10~20대 자해·자살 시도자의 비율(2012년 30.8%→2022년 46.2%)이 크게 뛰었다. 자해·자살의 시도 이유로 2012년에는 가족·친구와의 갈등(27.9%)이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정신과적 문제(44.1%)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중독 사고의 경우도 10~20대 중독 환자 수가 2012년 1158명에서 지난해 27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중독 손상환자 중에 74.5%는 자해?자살 목적이었다. 중독물질로는 치료약물(66.9%), 인공독성물질(10.7%), 가스(10.3%), 농약(9.5%) 등이 많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운수사고나 추락 및 낙상 등으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위험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전수칙 등을 개발·배포함으로써 손상예방관리를 통한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는 손상 발생 및 역학적 특성을 파악하고 손상예방관리정책 수립 및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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