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상사를 진급시키고 동시에 진심으로 따르는 5명의 후배를 갖게 된다면 임원이 될 수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4월 CEO F·U·N Talk(펀톡)에서 ‘리더십’에 관해 묻는 직원에게 해 준 말이다.
펀톡은 LG전자 임직원 간담회다. 한 번 열면 통상 5000~7000명이 참여한다. 작년 1월 처음 시행한 이후 지금까지 10번 열렸다. 9번은 조 사장이 주도하는 CEO 펀톡이었고 가장 최근에 열린 펀톡은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끈 CFO 펀톡이었다. 펀톡의 F·U·N은 ▲회사 주요 소식을 구성원들과 가장 먼저(First)공유하고 ▲소통에 참여하는 구성원에게 특별한 경험(Unique)을 선사하며 ▲새로움(New)을 느낄 수 있는 소통 경험을 의미한다.
조 사장은 9번의 펀톡에서 브랜드, 리더십 등 주제를 제시했다. 지난 4월 펀톡에서는 ‘임원되는 노하우’를 공유했다. ‘번아웃’ 관련 직원 질문도 받았다. 조 사장은 “나도 겪어본 적 있는데 업무로든, 함께 일하는 사람과든, 극복하고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일 얘기만 하지는 않았다. 펀톡 중 실시간 채팅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직원 득남 소식에 육아용품을 선물했다. 생일을 맞은 구성원에게 깜짝 케이크를 보냈다.
LG전자는 최근 CEO(조 사장) 외 CFO(최고재무책임자)·CSO(최고전략책임자)·CTO(최고기술책임자) 등 경영진들도 펀톡을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CFO 펀톡은 회사 실적 등 재무 이야기, CSO 펀톡은 글로벌 시장 등 전략 이야기, CTO 펀톡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이야기 중심으로 직원들과 질의응답한다. CEO 펀톡만 진행할 때보다 대화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최근에 열린 10회 펀톡은 배두용 LG전자 CFO가 주도했다. 직원 5000여명에게 매출액, 영업이익 등 구체적 수치를 구성원들에게 알렸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치) 등 LG전자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 노력이 이끌어낸 수치 변화 등을 공유했다.
LG전자는 펀톡을 회사 고유 소통공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음 주자로 이달 말 김병훈 CTO 부사장이 나선다. 경영(CEO), 재무(CFO)에 이어 기술(CTO) 펀톡이다.
LG전자는 펀톡이 ‘리인벤트(REINVENT·새로 태어나는) LG전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리인벤트 LG전자는 보고체계 줄이기 등 11가지 실행 가이드를 포함한 LG전자 조직문화 혁신 프로그램이다. “우리 회사는 엉덩이가 큰 공룡처럼 앉아있다”는 사원 지적을 듣고 실행 가이드에 반영했다. 리인벤트 LG전자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CEO 등 경영진들이 주기적으로 직원들과 펀톡을 개최한다. 말하자면 펀톡은 리인벤트 LG전자 프로그램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제, 문제점 등을 임직원끼리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임직원이 펀톡으로 활발히 소통해 회사 정보를 빠르고 투명하게 공유하고 불편사항은 실질적으로 개선하도록 리인벤트 LG전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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