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 중인 정상회담에서 양국 군의 대화 재개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악시오스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워싱턴DC를 방문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이 군사대화 재개에 나설 준비가 됐음을 미국측에 시사했다.
미·중 간 군사대화 채널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측이 반발하며 대부분 단절됐다. 이에 미국측은 양국 군 사이 우발적인 충돌을 막을 수 있도록 군사대화를 재개하는 것을 백악관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지난 6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군사대화 재개를 요청했으나, 중국측은 고위급 대화 재개에 동의하면서도 이 부분에는 응하지 않았었다.
앞서 중국이 단절한 군사대화 채널에는 1998년 미·중이 체결한 해상군사통신협정이 포함돼있다. 이는 양국 선박과 전투기 조종사들이 통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 매체는 최근 미·중 군사대화 채널이 복구되고 있다는 개선 조짐이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했다. 미국 국방부 차관실의 중국 담당 책임자인 크산티 카라스는 지난달 29∼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안보 회의인 샹산포럼에 참석했다. 이달 초에는 군 관리자들을 포함한 미·중 관리들이 베이징에서 만나 해양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주에는 워싱턴DC에서 미·중 군축 담당이 만나 군축과 핵 비확산 관련 대화를 진행했다. 악시오스는 그간 중국이 미국과 국방장관 회담을 거부하면서 그 이유로 리상푸 국방부장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는 점을 내세웠는데 그가 지난달 해임됐다는 점도 덧붙였다.
독일 마샬펀드의 보니 글레이저는 “중국이 군 간 통신을 재개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측이 사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는지,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논의할 의향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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