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미·중 정상회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측에 ‘더 성의를 보이라’는 취지의 사설을 실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9일 “국제 여론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이를 실현하려면 미국 측의 더 큰 성의와 실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T는 전날 중국 외교부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양측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것은 ‘평범한 항해’가 아니고, 도착하기까지 자동 조종 장치에 맡겨둘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잠재적인 회담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은 이미 양측이 발리에서 합의한 내용으로 진지하게 복귀하고, 혼란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공동 이해를 확대하고,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고 밝혀왔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 측이 내놓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에는 양국 관계를 흔드는 ‘어둠의 세력’이 있고, 위기의 순간마다 그들이 활발히 나선다”면서 “이는 미·중 관계가 직면한 주요 불확실성이므로, 미국 측이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T는 “중국과 미국의 고위급 간 소통은 중국 측의 고의적인 방해가 아니라, 미국 측이 소통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몸짓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 “진정성이 결여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정치적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 소수의 극단주의 목소리에 의해 중미 관계가 침해되는 것을 막고 중국에 대해 진정으로 책임 있는 전략을 채택하기를 희망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디커플링’과 ‘작지만 높은 울타리’에 대해 비판하며 “미국이 더 큰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양국 정상의 합의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고, 중국이 거듭 강조한 ‘핵심 이익’에 대한 태도를 더 명확히 해야 향후 양국 정산 간 회담의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말 워싱턴 DC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이달 11~17일에서 개최하는 APEC 정상회의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는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여부를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속해서 미국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재무장관 회담 등 고위급 접촉을 지속하며 교류를 늘리고 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