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없는 4층 건물에 쌀 3포대를 배송하던 택배기사가 물건을 패대기치고 갔다는 사연을 두고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사연자 A씨, 던져진 쌀 보고 “속상하다” 토로
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지인이 시골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쌀 3포대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중 초인종이 울려 현관문을 열었다. A씨가 문을 열자 쌀 포대는 현관 앞이 아닌 계단에 이리저리 던져져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또 A씨가 문을 열었을 당시 택배 기사는 이미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으며, “계단 XX 높네”라고 불만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 무거운 택배를 시킨 것이 마음에 쓰였다면서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취급을 받으니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택배기사 이해 가지만 집주인은 불안할 수도”
사연을 접한 양지열 변호사는 “택배기사의 잘못이라기보다 업체의 잘못이 크다”며 “무거운 택배 때문에 분쟁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조금 더 섬세하게 분류했으면 좋겠다. 택배하시는 분들 바쁘고 빨리 움직여야 한다. 저 정도면 본인 입장에서 화가 나는 상황이 맞다”며 “다만 분풀이를 고객에게 한 건 잘못”이라고 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게 사실 4층에 사는 분의 잘못은 아니다.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항상 저런 게 문제가 되긴 할 거 같다”며 “택배기사도 이해가 간다. 중요한 건 이분이 서비스하는 입장이니까 그 앞에서 비속어를 사용하게 되면 (집주인이) 상당히 불안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택배기사는) 이왕 고생하셨는데 쌓아놓고 가시면 서로 기분 좋지 않았겠나”며 “아이디어를 드리면 주인 되시는 분이 음료수를 들고 밖에 서 있는 거다. 감사하다고 하면 그분도 기분이 나쁘더라도 표현하기 어려울 거 같다”고 조언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택배 기사가 도저히 무거워서 갖고 오기 힘든 상황이라면 먼저 연락해서 협의라도 했으면 좋았을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중간에서 만나든 1층에 놓고 가든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고 그런데도 주인이 신경질적으로 갖고 올라오라고 얘기했다면 택배 기사의 손을 들어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고객의 잘못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택배기사만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택배기사에게 돈을 더 줘야 하는 거 아니냐”, “굳이 쌀 포대를 패대기쳐야 했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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