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증시는 디플레이션 우려와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0.91포인트(0.03%) 오른 3053.28, 선전성분지수는 20.00포인트(0.20%) 하락한 1만32.09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는 1.75포인트(0.05%) 뛴 3612.83,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4.74포인트(0.23%) 밀린 2018.3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으나 규모는 작았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총 64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21억7000만위안의 순매수를 보였고,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22억3400만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달치(0.0%)와 시장 전망치(-0.1%)를 모두 밑도는 수준으로,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에 진입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6% 하락했다. 전망치(-2.7%)를 소폭 웃돌았으나 전달(-2.5%)보다 낙폭을 키웠다. 중국의 월간 PPI는 지난해 9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물가 하락의 이유가 경기 둔화보다는 중국 주식인 돼지고기 하락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겹치면서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1% 급락하며 전달(-22%)보다도 낙폭을 10%포인트 가까이 키웠다.
로버트 카넬 ING 아시아태평양 지역 연구 책임자는 물가 지표에 대해 “내수가 상당히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런 흐름에 대해) ‘디플레이션’이라는 용어를 쓰는 걸 선호하긴 하나,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현상은 수요 부진이라기 보다는 공급 과잉의 결과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지표가 안정세를 보이고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미미하지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날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진룽제포럼에서 “필요하다면 인민은행이 채무 압박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에 긴급 유동성 대출을 제공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판 총재의 발언을 놓고 “인민은행이 사실상 저리로 장기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한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이 SPV를 통해 저리의 장기 유동성을 시중은행에 투입해 지방정부 부채 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단 의미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인민은행이 지방은행과 SPV를 설립해 한시적으로 지방은행에 저리 유동성을 대주면서 영세기업 대출 지급·연장을 독려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0.92% 밀린 1만7518.27으로 장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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