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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고령 리스크’로 인해 가뜩이나 유권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젊은 층과 유색인종 등 전통의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1~2년간 미국의 주요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선전하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이어지자 “문제는 바이든”이라는 목소리가 같은 진영에서도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선거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원인으로는 △핵심 지지층 이탈 △중동 외교 실패 △고령 리스크 △체감 인플레이션 상승 등이 꼽힌다. 최근 로이터와 CNN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39%를 기록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 재선에 도전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CNN·SSSR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45%의 지지를 얻어 49%를 기록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포인트 차로 밀렸다. 이는 8월의 CNN 조사 결과(트럼프 전 대통령 47%, 바이든 대통령 46%)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뼈아픈 부분은 핵심 지지층 이탈이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35세 미만 △흑인 △라틴계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이번 조사에서 이들 유권자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뒤집히거나 크게 좁혀졌다.
앞서 NYT와 시에나대의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는데 내년 대선을 좌우할 스윙스테이트(경합주) 6곳에서 흑인 유권자의 71%가 바이든 대통령을, 2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전국 흑인 유권자 중 불과 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흑인 유권자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아랍계 미국인을 비롯해 진보적인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점 또한 재선 도전에 부담이 되고 있다. NYT는 “자동차 노사가 합의를 이룬 미시간주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지 강화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30만 명 이상의 아랍계 미국인과 50만 명에 달하는 대학생들로 인해 판세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경제와 고령 리스크가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전체적으로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식품과 주택 렌트 시장에서 체감물가가 고공 행진 중이다. 경제정책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을 유권자가 신뢰하지 못하는 것 또한 지지율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서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구의 경제정책이 더 신뢰할 만한가’라는 질문에 6개 경합주 응답자 중 5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37%가 바이든 대통령을 택했다. 민주당 내부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하거나 후보 교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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