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野, 기울어진 운동장 영속하겠단 것…민의 심판 있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야당 단독 처리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제안했다.
방통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변경하는 법안은 야당이 여·야간 합의 없이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강행 처리한 것으로, 네 가지 문제점이 있어 헌법에서 규정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안’을 제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의 요구안은 대통령 거부권을 뜻한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회의 사회 각 분야 대표성이 부족한 점, 공영방송 이사회의 편파성이 우려되는 점, 공영방송 이사회의 비효율성 증가, 법안처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그 근거로 들었다.
방통위는 “이사는 방송 분야뿐만 아니라 경영·경제·법률·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천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직종 대표 단체의 경우 법적 지위가 불분명한 단체도 있고, 여러 단체 중에서 3개 단체만이 대표성을 갖는다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이념에 편향적인 단체들이 추천한 이사들로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해 편파성이 우려된다”며 “방송사 집행부나 노조 대표 등이 선정하는 시청자위원회가 이사를 추천하도록 하여 이사회의 공정성이 침해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논의는 이사 수를 늘리는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해 공영방송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영방송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라며 “국민께서 방송 자유와 독립성을 보장하고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송3법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계속 영속하겠다는, 정치적 용어로 얘기하면 좌파의 언론장악을 영속하겠다는 법안이라고 언론에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사를 추천하는) 3개 언론단체 중 한 곳은 주무관청의 설립 허가도 받지 않은 임의단체다. 그런 곳이 어떤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스럽고 더 결정적인 것은 이사 수가 21명이라는 근거가 뭔지에 대해 아무런 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여당이던 시절에도 이런(방송법 개정 관련) 논의가 굉장히 많았는데 그때 왜 다수 의석으로 관철하지 못하고 이제 와서 이걸 추진하는 것이냐”며 “그때는 반대했던 이유가 KBS 사장에 대한 대통령 인사권을 제약하는 것이었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그때는 공정하게 방송하던 곳들이 지금은 불공정 편파방송을 하느냐”며 “이런 논리가 안 맞는 황당한 법안을 밀어붙이는 데 대해 반드시 민의의 심판과 탄핵이 있으리라 본다. 연장선에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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