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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1979년 12·12 사태 다룬 ‘서울의 봄’, 황정민·정우성이 표현한 그날의 치열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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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에서 절대로 잊으면 안 되며 기억해야만 하는 그 날. 1979년의 겨울 12.12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은 당시의 치열하고 촉각을 다투던 순간을 담아냈다. 해당 사건은 시발점이 되어 1980년 5.18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항쟁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김성수 감독은 19살에 한남동에 거주했기에 멀리서 들려온 총소리를 듣기도 했었다고 밝히며, ‘서울의 봄’에 담은 고민을 언급했다. 1979년 12월 12일, 그날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9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감독 김성수, 배우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김성균이 참석했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김성수 감독은 영화 ‘아수라’, ‘감기’, ‘태양은 없다’, ‘비트’ 등을 통해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를 그려낸 바 있다.

1979년 12월 12일은 한국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해당 사건을 다루며 부담이 되기도 했을 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을 맡은 이유에 대해 “열아홉 살에 집이 한남동이어서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될 때의 총소리를 들었다. 그 일이 무슨 일인지 몰랐고 나중에 30대 중반이 되어서 알게 됐다. 당혹스럽고 놀라웠다. ‘이렇게 쉽게 우리나라 군부가 불과 하룻밤 사이에 무너져내렸다니’라는 생각이었다. 총소리를 듣고 44년이 지났는데,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한국 현대사의 운명적인 전환점이 되어있는지를 다루는 것이 화두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1979년으로 돌아가서 그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와 관객들을 그 순간으로 밀어놓고 경험해보기를 바랐다. 궁금증이 생기면 진짜 역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역사를 영화화하는 과정 속 초점을 맞춘 지점에 관해 김성수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다큐멘터리처럼 역사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때는 고사를 했다. 그들과 맞선 진짜 군인들의 시선으로 보면, 관객들이 이 영화를 반란군의 승리 역사가 아닌 잘못된 지점을 장르적으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출을 맡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를 책임지던 대단한 군인들이 순간순간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와 신념을 지키고, 탐욕의 세력을 따라가거나 묵인하는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지켜보기를 바랐다. 내가 80학번인데 나의 20대는 참을 수 없는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처벌받았지만 입을 다물지 않았나. 나의 해석에 근거해서 ‘서울의 봄’을 만들었다. 허구와 팩트의 비율을 나누기는 힘들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12·12 사태를 재현하는 것에 목표를 두지는 않았다는 김성수 감독은 “그 사람들이 12.12의 그날을 승리의 역사로 기념하고 축하하는 것이 보기 싫었다. 그들은 역사의 패배자로 기록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해도 무관하지만, 내가 변형한 인물이라서 이름을 바꿨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배우 황정민은 절대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맡았다.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그날의 순간을 다루며, 촉각을 다투는 상황 안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탐욕이 그려진다. 황정민은 “같이 한 동료, 선배, 후배들이 연극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서 너무 좋았다. 전체 동선을 감독님이 잡으시면 신 전체를 하나의 연극을 하듯이 공연하듯 연습을 많이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12·12 사태를 다룬 첫 영화이자 실제 인물이 있는 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터. 황정민은 “‘서울의 봄’이라는 시나리오 안에 정답이 나와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전두광을 만들어냈다”라고 말을 아꼈다.

대머리로 파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준 황정민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분장 시간이 기본 4시간 정도도 걸린다. 콜타임이 7시이면,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내가 복 받은 거다. 파격적인 비주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더한 것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수리남’, ‘아수라’, ‘신세계’ 등에서 강렬한 악역을 많이 맡았던 황정민은 ‘서울의 봄’의 전두광 역으로 악역이지만 복합적인 느낌의 인물을 연기한다. 황정민은 “다른 색을 가진 인물이라고 연기했던 것 같다. 화장실 신은 큰 난관이었다. 신에 지문만 적혀있어서 애매모호했다. 분명한 것은 감독님은 배우의 연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 있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의 결말은 전두광이라는 인물이 주는 탐욕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교활함과 모든 감정이 응축된 탐욕이 그 인물의 웃음으로 다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배우 정우성은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반란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으로 분했다.

극 중에서 전두광 거리에 맞서서 굳건하게 신념을 지키는 이태신 역에 대해 정우성은 “이태신은 앙상블을 기대할 수 없는 외톨이 역할이었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사정하는 연기여서 많이 답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인 1979년 12· 12 사태를 다루는 만큼 부담감도 있었을 터. 정우성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영화는 그 나름대로 재해석이 있는 것이지 않나.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그 당시의 수도경비사령관의 이야기를 오히려 배척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님 역시도 ‘서울의 봄’에서는 이태신이 실제 사건에서 먼 가공된 인물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어떤 인물이 돼야 할지 찾아가는 것의 연속이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아수라’에 이어 김성수 감독님과 벌써 5번째 작품을 함께 한 소감에 관해 정우성은 “감독님은 작품마다 치열함을 갱신한다. ‘이 작품이 마지막일 수도 있어’라는 마음이신 것 같다. ‘아수라’ 때도 그러셨다. 그때 ‘감독을 죽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을 했다”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서울의 봄’에서는 다른 집요함과 치밀함이었다. 가끔 감독님의 목소리는 음소거가 되고 얼굴이 고속으로 돌아갈 때가 많다. 이태신이 가진 고민의 끝이 어디일지 찾아가기 위해서 ‘네가 찾아야 하지 않느냐’는 지침을 주신다. 어떤 때는 듣기가 싫어서 감독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치열함이 영화의 밀도를 만들어준 것 같다. 새로운 인물들의 진정성을 더 해주는 것이라서 앞으로도 감독님이 전해주는 새로운 스트레스를 달갑게 받을 자신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성민은 극 중 반란 세력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육군참모총장 정상호를 연기했다.

실제 사건인 1979년 12. 12 사태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이성민은 “김성수 감독님과는 처음 작업이다. 감독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긴장하면서 촬영했다. 이미 역사적으로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연기한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어떤 긴장감을 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애를 썼다”라고 말했다.

1979년 10월 26일의 박정희 암살 사건을 다뤘던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공교롭게도 역사적 사건이 이어지는 ‘서울의 봄’을 맡으면서 부담감은 따로 없었냐는 말에 이성민은 “비슷한 시대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김성수 감독님이라서. 무엇보다 감독님한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책 하나를 주셨다. 두꺼운 책 두 권인데 읽지 않았다. 극 중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현장에서 많은 포용을 해주셔서 감독님을 의지하고 촬영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배우 김성균은 강한 신념을 가지고 반란군에 끝까지 저항하는 육군본부 헌병감 김준엽 역으로 출연한다.

‘서울의 봄’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감독님과 첫 작품이다. 평소 존경하던 분이라서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참여했다. 실제 군사 반란 소재의 영화다. 뻔히 결말을 아는 부분이라서 부담감보다는 시나리오를 믿고 했다”라고 말했다.

절대 무너지지 않고 군사 반란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여준 김성균은 캐릭터를 연기하며 중점을 잡은 포인트를 언급했다. 김성균은 캐릭터에 대해 소개하며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똑바로 가는 인물이다. 고군분투하는 이태신과 같은 길을 가는 인물이기에 거기에 집중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서울의 봄’은 오는 11월 22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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