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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노랑봉투법’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재확인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장관은 이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브리핑을 열어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노동조합법의 목적과 정신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법률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대한민국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헌법상 정부의 책임은 제53조에 따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 사용자에 대한 하청 등 간접고용 근로자의 교섭권을 보장하고, 파업 등 노동쟁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관한 이익분쟁뿐 아니라 임금체불 청산·근로자 복직 등 권리분쟁까지 확대하고, 노조 활동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 장관은 “그간 행정 또는 사법절차로 해결해 오던 해고·복직 등의 권리분쟁에 관한 사항도 쟁의행위의 대상으로 확대되는 것은 여야 합의로 개정된 97년도 제도 이전으로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노동조합의 불법행위까지 보호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도 헌법상 노동3권의 보호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며,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고, 죄형법정주의에도 반해 위헌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적 경험에 비춰봤을 때 일방의 입장만을 반영한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노조법 개정은 엄청난 후폭풍만을 불러 올 것”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이번 개정안의 내용이 지난 정부의 국정과제였음에도 법리상 문제, 노사관계 및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이를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노동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비통한 심정을 억누르기가 어렵다”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실질적 지배력’이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교섭을 요구하고, 폭력적인 파업이 공공연해질 우려가 있고, 불법행위는 그 책임을 면제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백, 수천개의 협력업체를 가진 일부 기업은 1년 내내 교섭하고 강성노조 사업장은 1년 내내 파업을 할 우려가 크다”며 “산업현장이 초토화돼 일자리는 사라지게 되고, 국가 경쟁력은 추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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