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팀을 먼저 생각할게요.”
우리카드 205cm 미들블로커 박준혁(26)은 지난 9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한국전력과 경기에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주전 미들블로커 박진우가 오른 무릎 통증으로 출전이 힘들어지면서 그에게 선발 기회가 온 것.
경기 시작 한 시간 반 전부터 코트에 나와 서브 연습을 하던 박준혁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이며 팀이 3-1로 승리하는 데 힘을 더했다.
이날 박준혁은 블로킹 3개 포함 5득점을 올렸다. 한국전력 주포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의 공격을 두 개 막고, 이날 매치업 상대였던 신영석의 공을 막았다. 2세트는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끝내는 등 시즌 첫 선발 경기를 알차게 마쳤다.
경기 후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오늘 준혁이는 100점이다”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준혁은 “감독님께서는 좋게 말씀하셨지만, 의욕이 앞섰다. 안 보이는 범실이 많았던 것 같다. 10점 만점에 3점 정도 주고 싶다”라며 “그래도 서브 범실 없이 마친 건 만족한다. 범실 없이 목적타 서브를 넣는 부분에 중점을 뒀는데 잘 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에서 우리카드로 넘어온 박준혁은 신영철 감독 밑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205cm 큰 신장을 가진 박준혁은 블로킹과 공격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짧은 구력과 함께 기본기와 서브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다. 신영철 감독이 박준혁에게 가장 강조하는 두 부분이 기본기와 서브다.
박준혁은 “처음 와서 한 달 동안 아웃만 때리라고 하셨다. 무회전으로 나가는 걸 연습했다. 플로터 서브에 자신이 없었는데 미카사 볼로 바뀌고 나서 약간은 생겼다. 그래도 아직 다 마스터하지 못해다. 좀 더 연습해야 한다”라며 “공격은 작년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그런데 (한)태준이가 잘 안 준다. 서운하다”라고 웃었다.
박준혁의 이름 앞에 205cm 장신 미들블로커 수식어가 붙지만, 그전에 붙었던 수식어는 농구선수 박지수 오빠다.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의 핵심 센터이자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이라 불리는 박지수와 커리어를 비교하면 아직 박준혁은 부족한 게 사실. 그렇지만 박준혁은 서두르지 않고 한 해 한 해 성장하고 있다. 박준혁은 “작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배구선수 박준혁이라는 말도 좋지만, 우리 팀이 우승하면 나에 대한 평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 나보다 팀이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돕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우리 팀을 약체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약팀이 아닌 강팀이라는 걸 성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1라운드 전승은 하지 못했지만, 2라운드는 꼭 전승을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장충(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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