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월가의 존경을 받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과거 기업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투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주장은 비영리 탐사보도단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가 보도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미 금융 매체 ‘CNBC’는 프로퍼블리카의 이 같은 주장을 인용, “미 세무당국(IRS) 데이터에 따르면 버핏은 버크셔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개인 계좌로 주식을 거래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는 IRS를 통해 버핏이 개인적으로 주식 거래한 내역 약 20년 치를 확보했으며, 이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버핏은 최소 세 차례에 걸쳐 버크셔가 주식을 사고팔기 전 개인 계좌로 같은 주식을 매매했다. 이런 방식의 투자로 미국 대형 은행 웰스파고,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 거대 유통 그룹인 월마트 주식으로 거액을 벌어들였다.
즉, 버크셔가 주식을 인수하기 전 버핏의 개인 계좌는 같은 주식을 먼저 매입하고, 이후 주가가 올랐을 때 처분함으로써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의 경우 2009년 4월 버핏은 미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웰스파고는 다른 어떤 은행보다도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가까워졌다”라고 발언했고, 직후 주가가 13% 올랐는데,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4일 후 버핏의 개인 계좌는 지분 2000만달러(약 26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매체는 또 버핏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이런 방식으로 최소 4억6600만달러(약 6140억원)를 거래했다고 주장한다.
만일 해당 매체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버핏은 버크셔의 내부 정보를 개인적으로 이용해 이익을 취한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에 해당한다.
다만 미 증권법에 따라 버크셔해서웨이 소속 직원은 주식을 거래하기 전 투자 예정인 매매 내역을 미리 밝힐 의무가 있다. 실제 2011년 3월 버핏의 후계자로 거론됐던 데이비드 소콜은 개인 주식 거래로 내부 정책을 위반해 사퇴하기도 했다.
CNBC에 따르면, 버핏은 과거 자신의 개인 계좌와 관련해 ‘버크셔가 관여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피하려 한다’는 취지로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버핏은 2016년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회의에서도 “버크셔와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피하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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