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통해 여대생 자취방을 들락날락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집을 드나든 이 남성은 방 안에서 음료수와 립밤 등을 훔치기까지 했다.
10일 연합뉴스와 경찰 등에 따르면 대전 동부경찰서는 주거 침입과 절도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회사원인 A씨는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대전에서 자취 중인 20대 여대생 B씨 원룸에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범행은 외출 후 본인 집이 미묘하게 바뀐 점을 알게 된 B씨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공개된 CCTV 화면을 보면 마스크를 쓴 A씨는 창문 철창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창문을 열고 원룸 옆 에어컨 실외기를 밟은 뒤 창문으로 접근했다. 이후 이 남성은 한 뼘 반 정도 되는 창문 철창 사이로 몸을 집어 넣어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 B씨 집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
A씨는 방 안 컴퓨터를 이용해 B씨 메신저에도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7일 오후 B씨 스마트폰에 ‘PC카톡’ 알림이 떴기 때문. 누군가 집에 있는 컴퓨터로 카카오톡 메신저에 접속했다는 뜻이다.
당시 B씨는 전산오류라고 생각했으나 그로부터 2주 뒤인 지난 달 21일 오후에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이어 몇 시간 뒤 귀가했을 땐 화장실 안 변기 커버가 올라간 것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청소할 때를 제외하고 평소 한 번도 변기 커버를 올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B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침입 시각을 확인해 보니 제가 집에서 나가고 불과 1∼2분 뒤였다”며 “누군가가 저를 계속 관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범행 이유와 B씨에 대한 스토킹, 추가 침입 여부 등 여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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