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은 9일 의료기기 산업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피부미용 △의료 인공지능(AI) △덴탈 업종의 수출 전망이 밝다고 평가했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피부 침습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EBD) 시장이 새롭게 성장 중”이라며 “국내 업체는 이 분야에서 장비를 먼저 팔고, 소모품을 후속으로 파는 방식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피부미용 업체들은 높은 기술력을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공급하면서 성장해왔다. 수출 비중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지난해 동기 대비 35% 이상 매년 증가해왔고, 영업이익률은 40% 이상이었다.
신 연구원은 국내 업체 중 해외 비중이 높은 △비올 △원택 △클래시스가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클래시스는 국내 피부미용 대장주로서 향후 리레이팅(주가가 실제 이익보다 더 높게 형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택과 비올은 가장 리레이팅 여지가 크고 영업적자, 작은 규모 등 악재가 해소됐다고 봤다.
의료 AI 시장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다. 빅테크 기업은 시장에 소극적으로 진입해왔다. IBM사의 의료 AI인 왓슨(Watson)이 실패한 탓이 컸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국내 AI 진단 업체들은 그 틈을 타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해외 의료 AI 기업과 비교하면 국내 업체들은 현재 시가총액 대비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의료 AI 시장은 지난해 69억 달러(약 9조3000억원)에서 2027년 674억(약 91조2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장 개발 수준이 높은 영역은 X-Ray 촬영 등에 사용되는 영상 기반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라며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기술 격차 3.5년(2016년)을 지난해 3년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관련 정부 규제가 철폐된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머신 러닝, 딥러닝 등 기술을 급격히 발전시켜왔다”고 덧붙였다.
국내 의료 AI 업체들은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신 연구원은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등 국내 업체의 경쟁력이 세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그가 꼽은 회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9%, 259%, 1180% 상승했다.
또한 그는 덴탈 부문에선 임플란트 제품의 수출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국산 임플란트의 기술력은 이미 내수 시장에서 검증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임플란트 비용은 보험 등재 등으로 2014년부터 본인부담률이 낮아졌다”며 “현재 연간 치료 금액은 1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시장 형성 조건은 △소득 △고령화 △의료 접근성”이라며 “이 조건을 갖춘 중국, 러시아 등 해외가 좋은 수출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16년 중국에서 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36%였다. 러시아에선 2014년부터 점유율 1등을 이어오고 있다. 한창 성장하고 있는 튀르키예 시장에서도 선방 중이다.
그러면서 신 연구원은 ‘디지털 덴티스트리(전자 기술 접목한 치과 치료)’가 앞으로 덴탈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이전보다 더 정밀한 시술을 더 적은 시간 안에 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술이다. 그는 이 분야에서 국내 업체 레이가 유망하다며 “투자 확대를 통해 전 세계 선두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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