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기업공개(IPO) 대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공모주 청약에 3조6000억원이 모였다. 두 달 전 공모주 청약 때 33조원을 끌어모은 두산로보틱스에 비해 저조한 성적표다. 상반기 뜨거웠던 IPO 시장이 하반기 들어 급속하게 식어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틀 동안 3개 증권사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청약에 3조6000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청약 참여 인원은 38만1000명, 평균 청약 경쟁률은 69 대 1로 나타났다. 배정물량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의 경쟁률은 각각 70 대 1, 68 대 1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1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이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의 60%인 1만4480원에서 400%인 18만1000원까지 움직일 수 있다.
그동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IPO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자로 지목됐다. 코스닥 중심의 중소형 IPO 시장은 호조세를 띠고 있으나 대형 IPO는 두산로보틱스 이후로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확신이 부족한 상태였다. 한 대형 IPO 본부장은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이 우려한 고평가 논란을 피하지 못해 고전했다”며 “LS머트리얼즈 등 2차전지 기업 상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동시 상장한 비아이매트릭스와 메가터치, 컨텍, 큐로셀 등 주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곳 중 2곳의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했다. 우주항공 분야 1호 IPO업체인 컨텍은 하루 만에 공모가 2만2500원에서 29.24% 하락한 1만5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아이매트릭스도 10.31% 하락한 1만1660원에 마감했다. 바이오 진단기업 큐로셀은 8.5% 뛴 2만1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2만9800~3만3500원)의 하단 아래인 2만원으로 정해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반도체 검사용 부품생산 업체인 메가터치도 공모가 대비 16.46% 상승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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