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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韓 최초 베를린필 상주음악가…“직관적 연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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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상임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오른쪽)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조성진과 우리는 아주 특별한 인연으로 만나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내년부턴 베를린필의 상주 음악가(Arist in residence)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베를린 필하모닉의 안드레아 쥐츠만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아직 유럽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사실인데, 한국 신문을 유럽 사람들이 읽지는 못할 테니 밝혀도 될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베를린 필하모닉에 한국인이 상주 음악가로 발탁된 건 조성진이 처음이다. 아시아 연주자로는 일본 피아니스트 미츠코 우치다에 이어 두 번째다.

조성진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성진은 랑랑의 ‘대체 연주자’였다. 당시 공연에서 협연자로 예정됐던 피아니스트 랑랑이 건초염으로 무대에 오르지 못해 베를린과 서울 공연에 급히 투입된 이후, 지금까지 총 두 번의 연주(프로그램)를 함께 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조성진과 베를린 필하모닉의 세 번째 만남이다.

베를린필의 단원 에바-마리아 토마시(바이올린)는 “함께 연주를 하던 당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스물 세 살 밖에 되지 않아 매우 놀랐다”며 “내년(2024~25 시즌)부턴 상주음악가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성진의 상주음악가 활동은 다양하다. 쥐츠만 대표는 “상주 음악가는 일 년간 1~2개의 협주곡을 연주하고, 베를린필과 여러 실내악 프로그램도 연주한다”며 “최대한 음악가의 다양한 면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연주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할 경우 베를린 필하모닉의 카라얀 아카데미에 속한 30명의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쥐츠만 대표는 “조성진은 매우 직관적인 음악가”라며 상주음악가로의 활동을 기대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연합]

협연을 앞둔 조성진은 “베를린필과 데뷔한 것도 벌써 6년이 됐는데, 당시도 11월이었다”며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됐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이 (프로그램 기준) 세번째인데, 베를린필과 서로 다른 곡으로 연주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고 했다.

“베를린필은 세계에서 가장 연주를 잘하고, 특별한 사운드를 가진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해요. 많은 연주자가 베를린필과 협연하는 것을 꿈이라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전 베를린에 살고 있기도 하고, 친한 음악가 친구들이 많아 협연할 때마다 매우 좋아요. 제가 베를린필과의 연주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이번 공연에서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조성진은 이 곡에 대해 “제일 좋아하는 협주곡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측이 고전 레퍼토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생각한 곡이다. 한국에서 이 곡을 연주한 마지막 공연이 2019년이었는데, 꽤 오래돼서 다시 해보고 싶었다. 오케스트라가 오케이 해줘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9년 여름부터 베를린필을 이끄는 상임 지휘자 겸 예술감독(51)인 키릴 페트렌코(51)는 조성진과의 연주에 “베를린에서 리허설했을 때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베를린 필하모닉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안드레아 쥐츠만 오케스트라 대표, 피아니스트 조성진, 키릴 페트렌코 상임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 에바 마리아 토마시, 필립 보넨. [연합]

페트렌코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이다. 베를린필은 팬데믹을 지나며 지난해엔 미국 투어를, 올해는 아시아 투어를 이어가며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한다. 그는 “아름다운 한국의 예술의전당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수 있어 매우 기대된다”며 “앞으로 베를린필과 함께 할 긴 여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함께 음악적 꿈을 실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번의 한국 공연에서 베를린필은 첫날엔 모차르트와 베르크,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고 둘째날엔 조성진과의 협연과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를 연주한다. 페트렌코는 “이 곡들은 카라얀을 비롯한 주요 지휘자들이 베를린필의 사운드를 완성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한 레퍼토리”라며 “브람스와 슈트라우스가 이 곡을 처음 만들었을 때 베를린에서 연주했다”고 말했다.

베를린필은 1882년 창단, 지금까지 고작 7명의 지휘자만이 거쳤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사이먼 래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시대의 거장들이 악단을 이끌었다.

베를린필의 단원 필립 보넨은 페트렌코에 대해 “그가 제시하는 비전과 아이디어가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며 “단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것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일 때 큰 행복감을 준다”고 말했다. 에바-마리아 토마시는 “페트렌코는 정말 솔직한 음악가이고, 자신 앞에 놓인 악보를 매우 성스럽게 대한다. (해석에 있어) 절대로 작곡가를 넘어서려고 하지 않는다”다.며 만족감을 비췄다.

CP-2023-008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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