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수소와 암모니아 공급처 확보와 관련 기술 발전을 위해 공조하는 등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내주 미국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7일 스탠퍼드대를 찾아 ‘수소·암모니아 글로벌 밸류 체인’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한일 양국은 중동이나 미국 등 제3국에서 이뤄지는 수소·암모니아 관련 사업에 공동 출자하는 기업에 정부·공공 금융기관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수소·암모니아를 들여오는 해상 운송 공급망도 정비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은 철강과 화학 등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산업이 발달했고, 수입산 연료에 크게 의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가격 교섭력을 높일 수 있고, 안정적으로 연료를 조달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나오지 않는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하면 국가나 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지만, 공급처 확보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미 양국 기업들은 수소·암모니아 생산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일본 미쓰비시상사는 독일 에너지 기업 RWE와 함께 미국에서 연간 1000만t의 ‘블루 암모니아’를 생산해 이르면 2029년부터 조달하기로 했다. 블루 암모니아는 탄소 포집·저장(CCS) 기술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수소로 만드는 암모니아를 뜻한다.
또 GS에너지와 일본 미쓰이물산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의 계획에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블루 암모니아 100만t을 생산하는 이 프로젝트의 지분은 ADNOC가 80%를 보유하며, GS에너지와 미쓰이물산이 각각 10%씩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스탠퍼드대에서 학생들을 만나 “한일은 철강·화학 산업이 강하고, 수소·암모니아 활용을 추진한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과 양자 기술 협력도 언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각서 체결을 표명할 것”이라며 “서울대, 도쿄대, 미국 시카고대와 협력 강화 방안도 발표한다”고 전망했다. 컴퓨터 능력 향상을 위해 한미일이 반도체 기술 개발에서 연계한다는 방침도 드러낼 것이라고 전했다. 닛케이는 “한일이 공급망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려는 배경에는 정권이 바뀌어도 퇴보하지 않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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