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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스포일러 하지마” 후배 총 겨눈 호주 경찰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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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을 미리 알려주는 이른바 ‘스포일러’ 행위를 하려는 후배에게 총을 겨눈 호주 경찰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9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시드니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도미닉 프란시스 게이너(30)는 지난 5월 후배 모건 로이스턴(26)을 향해 총을 겨눴다.

이유는 영화 ‘탑건:매버릭’ 때문이었다. 사건 전날 밤 해당 영화를 본 로이스턴은 아직 영화를 시청하지 않은 게이너에게 줄거리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이에 게이너는 웃음을 터뜨리며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같은 공간에 있던 동료 한명이 나가자 게이너는 욕설과 함께 “내가 너를 쏴버릴 것”이라고 말하며 권총을 꺼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게이너는 로이스턴 근처에 총기를 겨누고 5초 동안 가만히 있었다. 또 게이너의 손은 방아쇠가 아닌 손잡이를 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게이너가 웃고 있었다는 내용도 기록돼 있었다.

로이스턴은 이 사건 이후 경찰을 그만뒀으며, 우울증에 빠졌다고 법원에 호소했다. 로이스턴은 “동료들이 서로 농담을 나누고 놀리는 일은 흔한 일이지만, 내가 느낀 두려움과 충격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경찰관을 보면 그들의 손에 총기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게이너의 변호인은 총기를 다룬 혐의에 대해 인정했다. 다만 겁을 주거나 위협하려는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게이너의 변호인은 “그가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원은 선후배 사이의 ‘권력 불균형’을 지적하며 게이너의 행동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판사는 “게이너는 불행한 판단 실수가 있었다”며 “경찰관은 총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지만, 엄청난 책임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법원은 게이너에게 2년 동안 지역사회 교정 명령을 내리고 100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명령했다. 또 전과 기록도 남기기로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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